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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바닥에 '질질' 도축장 가보니…

박현석 기자

입력 : 2013.02.06 20:23|수정 : 2013.02.07 16:49

2주 전 인천시청 위생점검 통과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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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축장의 위생상태를 들여다봤습니다. 엉망이었습니다. 심하게 말해서 쓰레기 다루듯 고기를 다뤘습니다. 심지어 정육점 주인은 팔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고 호소할 정도입니다.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의 한 도축장.

설 대목을 앞두고 작업이 한창입니다.

마치 시멘트 포대 옮기듯.

건설 중장비로 고기를 실어 나릅니다.

바닥에 떨어져 흙먼지가 묻어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차에 옮길 때도 짐짝 다루듯 내팽개칩니다.

심지어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기도 합니다.

도축장 돌아다니던 신발 신은 채 차에 올라가 고기를 쌓습니다.

규정상 고기는 도축장에서 정육점에 올 때까지 고리에 매달려 운반돼야 합니다.

벽과 바닥에 닿아도 안 됩니다.

하지만, 규정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정육 도매업자 : 착착 쌓아서 가득 실으면 밑에 것은 물건이 완전히 죽이 되고 여름 되면 냄새도 나고.]

이러다 보니 위생문제로 경매가 중단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한 달에) 대여섯 번씩 중간에 경매가 중단되고. 지저분하니까 청결 상태, 변이 묻었다거나 작업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까.]

10년 전부터 HACCP, 즉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이 의무화됐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두 달 전 전국 도축장 위생관리 평가에서 이 도축장에 가장 높은 등급을 부여했습니다.

2주 전 실시된 인천시청의 위생 점검도 별다른 지적없이 통과했습니다.

[인천시청 담당자 : (부하 직원이)특별한 내용을 발견 못 한 것 같아요. 우리가 갔을 때는 깨끗했거든요.]

[정육 도매업자 : (점검)하나마나예요, 연락해주고 오면. 7시에 뭐하러 옵니까. 아니 연락해주고 오면 싹 치워놓죠.]

도축장 측은 설 대목 앞두고 처리할 물량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도축장 관계자 : 인원은 한정돼 있고, 그 시간 내에 잡아야 되고 이제 그러니까 그런 부분은 발견이 될 수 있지만.]

이런 비위생적인 도축장 사정, 알 턱이 없는 소비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정육점 주인 : 흙 묻어서 나오는 것, 모래 묻어서 들어오는 것, 오물 묻어서 들어오는 것까지. 팔 때는 죄책감을 많이 느끼죠. 저희도.]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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