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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필요 없다" 마약 싣고 달린 고속버스

강청완 기자

입력 : 2013.02.05 20:26|수정 : 2013.02.0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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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버스 택배가 마약이나 장물을 운반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현장을 점검해봤더니 그야말로 아무나 맡기고 아무나 찾을 수 있는 무방비 택배였습니다.

강청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에서 서울까지 필로폰 4그램을 운반해 투약한 사건.

훔친 스마트폰 118만 대를 홍콩으로 빼돌리다가 적발된 사건.

두 사건 모두, 필로폰과 장물의 운송 수단은 고속버스 택배였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짐을 한번, 부쳐보기로 했습니다.

[A 고속버스 직원 :  ((짐 부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여기다 보내는 분, 받는 분 (적으시고). (신분증은요?)
신분증 필요 없어요. 물품번호하고 차량 번호만 알면 되지.]

짐 부치는 사람의 신원조차 확인하지 않습니다.

짐을 찾을 때는 어떨까?

[B 고속버스 직원 :  전화번호만 있으면 돼요. 연락처… (이름은요?) 이름도 필요 없어요. 전화번호만 있으면…(보관표 같은 거 없어요?) 그런 거 없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찾는 게 가능한지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이 짐, 저 짐 뒤적이다가,

[C고속버스 기사 : (이거 같은데) 몇 번이에요, 전화가? (저거 맞아요. 가져가면 돼요?) 네.]

신분 확인은 고사하고 말 몇 마디에 수화물을 그냥 넘겨줍니다.

현행법상 고속버스에 탑승하지 않고 수화물만 옮기는 것은 불법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싸고 당일 배송이 가능해 주로 서민들이 애용해왔습니다.

한해 이용 건수가 160만 건에 달합니다.

[김경희/서울 은천동 : 빠르고 오자마자 찾을 수 있는 게 참 편리하고 괜찮더라고요.]

지난해 7월에서야, 본인확인 절차나 수화물 검사를 강화하는 개정안을 정부가 입법 예고했지만, 아직 국회 발의조차 안 된 상황.

고속버스 택배가 더이상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관련법 개정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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