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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현빈 복귀 첫 광고, 5초만 등장한 까닭은?

김범주 기자

입력 : 2013.02.05 13:24

현빈의 굴욕? 현명한 타협!


탤런트 현빈 씨가 제대했습니다. 연예계, 영화계, 광고계 모두 그의 행보를 주목했습니다. 그가 선택한 첫 작품은 그 무엇도 아닌 ‘삼성 스마트TV’의 광고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 현빈 씨를 모델로 썼다면 광고 내내 얼굴을 도배를 해야 마땅합니다. 실제로 2년 전 현빈 씨가 군대 가기 전 광고에선 광고 내내 현빈 씨가 시크릿가든의 김주원 분위기로 얼굴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삼성은 이 현빈을 1분 광고에서 단 5초, 그것도 정면 얼굴은 단 2초만 사용했습니다. 뒷통수가 3초 나왔죠. 왜일까요. 현빈의 굴욕일까요?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tCmOjfMgXaU)

삼성은 현빈 씨가 입대한 이후, 국내 모델을 쓰지 않았습니다.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를 썼고, 이후엔 일반 외국인 모델들을 주로 썼습니다. “삼촌의 생활이 바뀌었네” 뭐 이런 광고였죠. 스마트TV뿐만 아니라, 갤럭시 시리즈도 일제히 외국인 모델로 바뀌었습니다. 소리를 듣지 않으면 솔직히 우리 광고인지 외국 광고인지 모를 지경이었죠. 실제로 이 광고들은 국내 광고회사가 만들긴 했지만, 외국에도 동시에 방송됐습니다.

그런 회사가 또 한 군데 있습니다. 현대자동찹니다. 현대자동차도 어느 순간 외국인 일반 모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1,2위 그룹이 외국인 모델을 쓴 광고를 틀고 있는 겁니다. 물론 두 회사 광고 모두 해외에 동시에 틀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국내용 광고를 못 만들 정도로 돈 없는 회사들도 아닌데 왜 그럴까 싶죠.

두 회사의 전략은 이런 겁니다. “우리는 국내 시장만 노리고 있지 않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여러분은 지금 세계 수준의 제품을 쓰고 있는거다”라는 고급 이미지를 심으려는 겁니다. 반대로 당장 국내 경쟁이 치열한 제품은 한국용 광고를 만듭니다. 삼성 냉장고는 전지현 씨, 에어컨은 김연아 씨가 맡고 있는 식입니다.

현빈 씨는 바로 이런 제품과 좀 다른 스마트TV 모델입니다. ‘7년째 세계 1등’ 제품 모델인거죠. 광고 내내 스마트TV는 독일, 프랑스, 두바이, 영국, 한국, 미국까지 전세계를 돌아다닙니다. 광고 1분 내내 취향이 다른 이런 국민들을 다 만족시킨 TV라고 설명하는 목소리가 현빈 씨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미국에서 현빈 씨는 “내가 가장 사랑받는 삼성스마트TV”라고 딱 2초간 얼굴을 내고 말하는거죠.
이미지
삼성 측은 지금까지 해 온 이미지 광고의 큰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현빈 씨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합니다. 물론 현빈 씨를 기용한 것을 만천하에 자랑하고 싶지만, 지난 2년 동안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서 광고를 해 온 만큼, 현빈 씨의 광고도 튀지 않게 그 틀 안에 맞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만약 이 광고를 소비자가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현빈 씨의 이미지 역시 함께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현빈 씨로서는 5초 나와서 굴욕이 아니라, 어찌 보면 또 하나의 현명한 선택을 했을 수도 있는 겁니다. (아마 광고회사도 현빈 씨에게 이렇게 설득했겠죠)

광고는 짧은 시간에 소비되지만, 이렇게 그 안에는 적잖은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삼성 스마트TV가 나”라는 달달한 현빈 씨 목소리에 넘어갔다면, 그 전략에 넘어가신 겁니다. 현빈이 5초만 등장한 이유, 그래서 한 번 곱씹어 볼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