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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중국에서 고구려 시대 것으로 보이는 비석이 발견됐죠. 역사상 세 번째 고구려 비석인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권 란 기자입니다.
<기자>
비석이 발견된 곳은 중국 지린성 지안시의 마셴하 강 둔치입니다.
고구려 두 번째 도읍지 국내성이 있었던 곳으로, 광개토대왕릉과 장수왕릉이 자리한 곳입니다.
[고광의/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그쪽 지역이 고구려 시대 국내성 지역이어서 왕릉들이 많이 분포해 있고, 적석총(돌무지무덤)들이 분포돼 있던 곳입니다.]
1.7m 높이의 비석은 1600년의 세월 동안 위, 아래 부분이 깎이고 뒷면 글자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고구려 예서체로 쓰여진 218자 가운데 판독 가능한 건 140자.
하지만, 내용으로 미뤄볼 때 고구려 비석이 확실하다는 게 국내외 학계의 판단입니다.
특히 훼손된 글자를 '무자년'으로 본다면 광개토대왕 집권기인 388년에 세워진 겁니다.
광개토대왕비보다 더 앞서는, 가장 오래된 고구려 비인 셈입니다.
머리부분 모양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삼각형, 중국 후한대 이래 유행했던 규수비 형태로, 이후 4각 기둥형의 광개토대왕비와 충주 고구려비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여호규/한국고대사학회 총무이사 : 선진적인 문화를 수용해서, 그걸 토대로 고구려의 독창적인 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
중국은 이 비석을 지안박물관에 보관한 채 연구 중입니다.
동북 공정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양국의 긴밀한 공동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연구진들은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김태훈, 영상편집 : 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