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4시 하늘로 날아오른 것은 단지 눈에 보이는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 뿐이 아니다.
나로호와 함께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커졌을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기술도 한 단계 도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나로호 계획의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위성개발 능력을 대내외에 입증했을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거뒀다.
방송, 통신, 기상, 방위 등 연관된 부문의 성장과 함께 우리 항공우주산업의 내수ㆍ수출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나로호 발사 이틀 전인 28일 '우주클럽 가입과 경제적 효과'란 보고서에서 나로호 발사 성공 시 한국의 우주산업과 우주관련산업(위성ㆍ방위 등)의 시장이 현재 2조1천679억원에서 2020년 약 5조4천685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세계 우주ㆍ우주 관련 산업에서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현재 0.4%에서 0.6%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위성서비스, 위성제조, 발사산업 등 위성산업과 방위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로호 계획은 단순히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서 그친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관련 산업의 기술 수준을 높였다.
한국연구재단의 2009년 보고서에 따르면 로켓 관련 12개 분야 252개 핵심요소의 국내 기술 수준을 분석한 결과, 나로호 개발 이전에는 선진국 대비 46.3%에 불과했지만 나로호 개발을 통해 83.4%까지 높아졌다.
특히 나로호 2단(상단)부에 사용된 킥모터(고체연료) 기술은 선진국의 97.5% 수준까지 따라잡았고, 우주센터 등 발사장 설비 부문도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전자 탑재(87.9%), 추력 및 자세 제어(87.0%), 액체추진기관 추진체 공급(82.8%), 기체구조부(82.3%) 등도 당초 27~59% 수준에서 나로호 개발을 통해 크게 성장했다.
나로호 이전 우리 기술로 개발한 가장 규모가 큰 로켓은 2002년 11월 발사에 성공한 액체연료추진체 'KSR-Ⅲ'로 무게와 길이, 비행거리, 추진력이 각각 140t, 1m, 79.5㎞, 13t급 정도였다.
무게 140t, 길이 33m에 비행거리와 추진력이 각각 2천750㎞(1단 추진으로만), 170t급(1단)인 나로호와 비교하면 재원만 따져도 10년만에 비약적으로 발전한 셈이다.
비록 앞서 두 차례 실패를 겪긴 했지만 러시아와의 공동개발, 기술협력 과정에서 얻은 성과도 적지 않다.
러시아와 함께 발사체 체계를 짜면서 발사체시스템 설계자료(SDP) 및 상세설계자료(CDP)를 확보했고, 발사대·발사장 인증과 발사운용 과정을 세 차례나 진행했다.
특히 '발사운영'은 발사체의 기술적 검증과 비행성능을 확인하는 개발의 최종 단계로, 세 차례 발사운영 과정에서 발사체 이송·총조립·점검, 지상 지원설비 운용, 발사체 및 발사대 관제, 추진체 충전·배출, 비행 안전분석 등에 관한 기술과 값진 경험을 얻었다.
돌이켜보면 발사 실패도 '약'이 됐다.
두 차례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원격측정 데이터 분석과 지상 재현 시험 관련 노하우를 쌓았다.
나로호 발사를 위해 우리 땅에 우리 손으로 나로우주센터와 발사대 시스템을 만든 것도 큰 성과다.
2021년 발사를 목표로 추진되는 한국형추진체 사업 등 향후 독자적 우주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나로우주센터<고흥>=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