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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도 괜찮다”던 학교, 정작 스페셜에선 ‘꼴찌 차별’ 있었다

강경윤 기자

입력 : 2013.01.30 10:26|수정 : 2013.01.30 10:26


'학교 2013'이 줬던 울림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KBS 2TV ‘학교 2013’ 스페셜 방송인 ‘학교에 가자’가 드라마의 주제의식과는 이율배반적인 방송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29일 방송된 ‘학교에 가자’는 드라마에서 이례적으로 마지막 회를 스페셜로 꾸몄다. “드라마의 기획의도와 방송의 볼거리를 모두 담기 위해”라는 의도와는 달리 주연 배우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채 조연배우들은 철저히 소외됐다.

‘학교 2013’은 1등과 꼴찌를 하는 학생 모두 각자의 고민이 있으며, 결국 중요한 건 대학진학을 위한 경쟁이 아닌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끝까지 함께 하는 우정이라는 걸 보여줬다.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서로를 이해하고자 했던 ‘학교 2013’은 “매회 눈물이 흘렀다.”는 다수의 시청자들을 배출할 정도로 진한 감동을 전해줬다.

그러나 뚜껑을 연 ‘학교에 가자’는 그런 주제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촬영장 뒷얘기와 출연자들의 영상편지 등은 기존 평범한 스페셜과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려웠다.

문제는 MC들의 질문과 방송분량은 이종석, 김우빈 등에 맞춰졌다는 점. 그나마 박세영, 효영 등 주요 출연자들만 발언 기회를 얻었을 뿐이며 일부 여성 출연자들은 열정적인 축하댄스를 추기도 했다. 스튜디오에는 극중 승리고등학교 2학년 2반 학생들이 모두 출연한 상태이지만 대다수는 들러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또 이종석과 김우빈의 촬영장 하루일과, 생활기록부 공개, 학창시절 선생님 초대까지 이뤄진 방송 내용은 ‘학교 2013’의 스페셜이 아닌 특정 배우들의 토크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학교 2013’의 첫 회에는 이종석이 밥이 다 되길 기다리다 못해 학교에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제작진은 텅 빈 방에 전기밥솥이 외롭게 ‘땡’ 소리가 나는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고남순이라는 인물이 어떤 내적 외로움을 가졌는지를 보여줄 만큼 세심한 연출을 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스페셜에선 연출진의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꼴찌도 괜찮다”고 다독였던 ‘학교 2013’과는 이율 배반적으로 스페셜 방송은 스타만 살아남는 비정한 연예계의 단면을 드러냄으로서 학교 밖 현실에는 1등과 꼴찌의 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씁쓸한 현실만 곱씹게 했을 뿐이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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