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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택배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물량이 쏟아지면 그만큼 피해를 보는 소비자도 늘 수 있습니다.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주부 박성자 씨는 20일 넘게 택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2일 동생이 설 선물로 보낸 사골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택배업체에 문의해도 감감무소식.
[박성자/택배 지연 피해자 : 연락해도 받지를 않고 연락이 안 되니까요. 답답하다가 화가 나는 거죠.]
확인해보니 물건은 집 근처 성동구 집하장까지 왔다가 하남 집하장으로 넘어갔습니다.
인터넷에는 박 씨 같은 피해자들의 항의가 빗발칩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집하장을 찾아가봤습니다.
곳곳에 택배 물건이 널려 있고, 사무실은 텅 비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집하장 전 영업소장이 잠적한 상태.
그쪽에도 사정은 있었습니다.
[서울 성동구 집하장 관계자 : 영업소장이 잠적해 버리니까 직원들 월급도 못받고 직원들도 뿔뿔이 공중해체되고 그러니까 물건은 계속 쌓이고.]
건당 2000원 정도인 택배비 중 영업소와 기사에게 돌아가는 돈이 700원에 불과하다보니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 못한 겁니다.
특히 설을 앞두고 피해는 더 커졌습니다.
[서울 성동구 집하장 관계자 : 당일 (물건 배송을) 다 소화해야 되는데 소화 못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돈주고 사람을 사서와야 됩니다. 배송이 늘면 늘어날수록 영업소는 손실이 더 커지니까.]
고질적인 저임금에 택배 물량까지 몰리면서 해마다 설만 되면 소비자 피해가 빗발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설에도 택배 지연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