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에 반발해 3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군과 정보당국은 첩보위성 등 정보자산을 활용해 핵실험 징후 감시를 강화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해발 2천200m)에 수평갱도를 뚫고 핵실험에 필요한 장비들을 설치하면서 핵실험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인공지진파와 공중음파가 발생하고 소량의 불활성 방사성 기체인 제논과 크립톤 등이 대기로 유출된다.
당국은 일차적으로 한국지진관측소가 탐지하는 지진파로 북한의 핵실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실험으로 발생하는 인공지진파는 자연지진파와 비교하면 S파(횡파)와 P파(종파)가 현저히 많이 관찰된다.
핵실험 때는 초기에 높은 파형이 나타난 뒤 지속적으로 작아져 단순하지만 자연지진의 파형은 불규칙하고 복잡하다.
국내에는 171개소의 지진관측소가 설치되어 있어 북한지역의 인공지진파를 잡아낼 수 있다.
강원도 원주에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이 지정한 관측소 1곳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36곳, 기상청 117곳, 한국전력연구원 13곳,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4곳 등이다.
이 가운데 1970년 설치되어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는 원주의 관측소는 핵실험 후 수분 이내에 200t 규모 이상의 지진파를 탐지할 수 있다.
핵폭발 후 1시간 이내에 탐지되는 공중음파는 지진파를 보완하는 자료로 쓰인다.
핵폭발 때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20㎐ 미만의 공중음파가 발생하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강원과 경기 일대 7곳에서 운용하는 음파관측소에서 탐지한다.
핵실험시 암반 균열 등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는 '방사능핵종'은 핵실험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다.
특히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때도 발생하는 크립톤보다는 제논이 더 결정적인 증거(smoking gun)로 활용된다.
다만 제논은 반감기가 짧아 핵실험 후 늦어도 10일 이내에 탐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고정식(2대), 이동식(1대) 제논탐지 장비를 동ㆍ서해안 등에서 운용하고 있다.
제논과 크립톤을 탐지하는 고정식(1대), 이동식(1대) 장비도 중부지역에서 가동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설치된 이들 장비는 핵실험 2~4일 후 방사능을 탐지하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핵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북한의 1차 핵실험 때 스웨덴 장비를 임대해 방사능 포집해 성공했고 1개월 후 캐나다 관측소에서도 제논을 탐지했다"면서 "다만 2차 핵실험 때는 우리가 장비를 독자적으로 운용했으나 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2차 핵실험 때 미국과 CTBT에서도 방사능을 탐지하지 못했다"면서 "북한이 방사능핵종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갱도를 견고하게 구축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용 수평 갱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면 공중음파나 방사능핵종으로 탐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중턱의 동쪽에 1번 갱도를, 서쪽과 남쪽에 각각 2, 3번 갱도를 뚫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1차 핵실험에 이용된 1번 갱도는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의 지하 핵실험은 ▲갱도굴착 ▲핵무기ㆍ측정장비 설치 ▲케이블 연결 및 갱도 되메우기 ▲핵실험 실시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갱도굴착 단계에선 굴착용 장비와 자재가 반입되고 갱도 굴착 활동이 포착되며, 갱도 입구에 위장막과 함께 경계철책, 검문소 등이 설치된다.
핵무기ㆍ측정장비 설치 단계로 가면 핵무기가 운반, 조립되고 방사능 측정과 지진파 탐지 등의 각종 계측장비가 반입되어 설치된다.
또 수백m에서 수㎞에 달하는 연결용 케이블도 준비된다.
케이블 연결 및 갱도 되메우기는 핵실험을 실시하기 직전 단계로 계측 장비와 지상 통제소 간 통신 케이블이 연결되고 흙과 자갈, 모래, 석고, 콘크리트 등으로 갱도 입구가 봉쇄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핵실험 준비의 최종 단계로 볼 수 있는 정황은 장비와 인력의 출입 통로를 남겨 놓고 갱도를 메우는 작업을 하는 것"이라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구체적인 정황은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