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의 스크린 복귀작 '마이 리틀 히어로'가 박스오피스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개봉한 '마이 리틀 히어로'는 개봉 9일째인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 16만 3,930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급기야 18일에는 박스오피스 순위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16일까지 전국 300여개의 스크린을 유지하다가 신작 개봉이 몰린 17일을 기점으로 스크린이 절반 이상 빠졌고(143개), 일일 관객 3,002명 밖에 동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이 리틀 히어로'가 개봉 9일간 보여준 성적이 CJ 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가운데 거둬들인 결과라면 더욱 뼈아프다.
'마이 리틀 히어로'는 삼류 음악 감독 '일한'(김래원 분)이 인생 역전을 노리고 참여한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 확률 제로의 소년 '영광'(지대한)과 파트너가 돼 불가능한 꿈에 도전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언론 시사회 후 감동 코드를 부각시킨 힐링 무비라는 평가를 받았다. 러닝타임이 다소 긴 점, 확실한 스타 파워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는 했지만, 이토록 부진한 할 것이라는 예측은 많지 않았다. '마이 리틀 히어로'가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마이 리틀 히어로'는 뮤지컬 음악 감독이 오디션을 통해 뜻하지 않게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를 발굴하고, 그를 양성하면서 인생을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 전개에 맞춰 영화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설정이 등장하기도 하고, 뮤지컬 무대가 장시간 펼쳐지는 등 여러가지 볼거리들을 포진했다. 이 가운데 2011년 '완득이'를 통해 한 차례 환기된 바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투영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성훈 감독은 입봉작임에서도 자신의 영화적 욕심을 폭넓게 드러냈다. 그러나 이같은 복합적인 요소는 소구점이 다소 불분명 했다. 그 가운데 다문화 소재가 부각되면서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관객을 부르는 확실한 스타가 없었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다. 김래원이 5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지만, 티켓 파워가 크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성민, 이광수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배우들이 다수 등장하지만, 시너지는 약했다.
'마이 리틀 히어로'는 '착한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꿈을 향해 돌진해나가는 어린이와 어른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러나 앞서 흥행한 '착한 영화'들의 바통을 이어받지는 못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레미제라블, '타워' 등 12월 한달간 감동 코드를 자극하는 영화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착한 영화'는 관객들에게 식상하게 다가갔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미디 영화인 '박수건달'이 예상 밖 흥행을 하고 있는 것에서도 관객들은 지금,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