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항 민영화가 무산됨에 따라 정부의 공항 민영화 사업이 졸속 추진이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2월 청주공항관리㈜와 청주공항 운영권 매매계약을 했다.
지방공항 가운데 유일하게 매각 계약이 이뤄진 것은 청주공항뿐이었다.
이 때문에 청주공항은 `민영화 공항 1호'로 부각됐다.
당시 미국·캐나다 자본이 참여한 ADC&HAS, 한국에이비에이션컨설팅그룹 등이 컨소시엄을 해 청주공항관리㈜를 설립해 계약금 25억5천만원을 내고 잔금 229억5천만원을 15일까지 납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업체가 납부 기한까지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계약 해지라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로 끝났다.
민영화에만 집착, 자금 능력 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채 졸속적으로 인수 업체를 선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청주공항관리 증자 때 청주시, 청원군과 함께 5%의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던 충북도의 처지도 머쓱하게 됐다.
민영화에 따른 공항 부실화나 청주공항관리㈜의 인수 능력에 대한 의문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미경 국회의원은 "청주공항관리는 (2012년)12월까지 3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9월 말 현재 자본금은 21.3%인 32억원에 불과하다"며 "흥국생명㈜와 흥국생명보험㈜는 출자하지 않은 상태"라고 자금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 업체의 상당 지분을 보유한 업체의 실체도 불분명하다"며 "컨소시엄에 참여한 또 다른 업체도 에콰도르 등의 국제공항 운영에 참여한 사례가 있다고 하지만 내세울 만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했던 공항민영화 사업에 대한 문제점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주공항이 위치한 청원군을 지역구로 둔 변재일 의원은 "잔금 납부기간은 이미 1년 전에 결정됐는데도 납부 마감 당일 자금 이체 과정의 문제로 잔금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 업체가 애초 공항 인수능력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변 의원은 "이번 문제는 공항 민영화가 얼마나 부실하고 졸속적으로 추진됐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공항 민영화를 원점부터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항공사가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청주공항관리가 명백히 계약을 위반했는데도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당국의 공식 입장은 16일 오후 늦게 나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영화 1호'라는 상징성 때문에 계약 해지를 주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청주공항 민영화 사업은 충분한 준비 없이 졸속적으로 추진했다는 문제점만 노출시킨 꼴이 됐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