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범한 중국 지도부가 호화판 축하연, 화환 전시 금지 등 허례허식과 구습 타파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광둥(廣東)성 인민대표들이 5성급 고급 호텔에 머물렀다가 언론에 폭로되자 황급히 숙소를 옮기는 촌극이 발생했다.
16일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 등에 따르면 전날 개막한 선전(深천<土+川>)시 양회(兩會)에 참석한 인민대표단 중 일부가 푸톈(福田)에 있는 5성급 호텔에 방을 예약했다.
양회에 앞서 선전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는 중앙 지도부의 방침에 따르는 차원에서 '외출하지 말 것, 지각하지 말 것, 회의 때 졸지 말 것, 고급 호텔에 묵지 말고 일반 호텔이나 초대소(招待所)에 머무를 것' 등의 지침을 인민대표들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중국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는 바오안(寶安)과 뤄후(羅湖)구의 인민대표들이 이 지침을 어기고 푸톈(福田)에 있는 한 5성급 호텔을 예약한 사실을 제보받고 취재에 나섰다.
이 호텔은 가장 싼 객실 가격이 1천288위안(약 21만8천원) 수준이다.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자 뤄후 대표단은 전날 저녁 급하게 호텔을 떠나 선전시 당위원회 당교의 초대소(招待所)로 숙소를 옮겼다.
바오안 대표들은 예약한 방을 바꿀 수 없다며 고집을 피웠으나 결국 하루 만에 호텔을 옮겼다.
그러나 홍콩 언론들은 룽강(龍崗)구 대표단이 인민대표 훈련센터에 묵고 푸톈구 인민대표들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식사를 하는 등 예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해말 정부 고위 간부가 참석하는 행사 때 교통을 통제하는 행위, 행사장에 붉은 카펫을 깔고 빼곡하게 화환을 전시하는 행위, 길고 내용 없는 인사말, 호화판 축하연 등을 없애거나 줄이는 내용을 담은 8개 지침을 발표하는 등 관료사회의 허례허식과 구습 타파를 강조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