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해 초부터 외국과 접촉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에서 보통 1월은 외국과 교류가 다른 달보다 적은 편이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2년째인 올해는 1월 초부터 외국 인사들의 평양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존 다니제브스키 미국 AP통신 부사장이 14일 평양에 도착했다.
중앙통신은 AP통신 부사장의 방북 일정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AP통신이 지난해 평양에 종합지국을 개설한 지 1년을 맞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지난 7∼10일 방북해 인민대학습당과 조선컴퓨터센터, 김일성종합대 등을 둘러봤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이들의 방북이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구글 회장이 인터넷 통제가 심한 북한을 방문한 일은 국제적 관심을 끌 만했다.
중국의 경제무역대표단도 지난 7일 방북해 4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중국 대표단은 북한에서 `경제기술협조에 관한 협정' 등을 조인하고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 담화를 했다.
1월 들어 보름간 외국 인사가 3팀이나 평양을 찾은 것이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매년 1월10일 전까지는 재일조선인예술단 등의 동포를 제외하고 외국 손님을 받은 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살펴보면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첫 외국 손님은 1월14일 평양에 도착한 AP통신사 대표단이었다.
또 2011년에는 1월21일 방북한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이, 2010년의 경우 1월19일 평양에 도착한 이탈리아 국회의원 대표단이 첫 외국 인사였다.
2009년에는 오가미 겐이치 주체사상국제연구소 사무국장 일행이 1월5일 방북한 적이 있지만, 2008년엔 1월26일 방북한 러시아의 전력회사 대표단이 첫 외국 손님이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매년 1월1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공동사설을 발표하고 1월 초 전역에서 공동사설을 학습하고 궐기모임을 갖느라 대외교류를 자제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외국 손님맞이가 활발할 뿐 아니라 북한 국립민족예술단이 지난 5일부터 중국 베이징, 상하이, 난징 등 중국 각지에서 순회공연을 진행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나서는 등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북한이 올해 초부터 예년보다 대외교류에 적극적인 데는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조성된 국제사회의 부정적 분위기를 진화하려는 의도에다 김은 시대 들어 김정일 위원장 때보다 실용적인 태도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외부와 교류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올해 김정은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고 주민의 신년사 학습도 공동사설 때보다 실용적으로 변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