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오던 김승연(61) 한화그룹 회장이 구치소장의 건의에 따른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석방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법원은 8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 회장의 구속집행을 오는 3월7일까지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가 밝힌 결정 이유는 병세가 위중한 점 등이다.
앞서 김 회장이 수감돼 있는 서울남부구치소장은 `피고인이 건강악화로 수감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건의서를 재판부에 냈다.
그러자 검찰 측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데 무리가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반대에도 재판부가 이른 시일 안에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한 것은 김 회장이 매우 위중하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치소 측이 건의서에 첨부한 진단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산소호흡기를 쓰지 않을 경우 산소포화도가 80%까지 떨어질 정도로 심한 호흡 곤란을 겪고 있다.
정상 수치는 95% 이상이다.
2000년 초 기흉(폐에 구멍이 생기는 병)을 앓은 이후 폐 기능이 극도로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구속된 김 회장은 3개월 이상을 구치소 내 병사(病舍) 독방에서 생활하다 두 차례 외부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자다가 무호흡증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있어 재판부가 구치소 자체 관리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병원에서도 구속 상태로 교도관이 지키고 외부인 면회를 제한해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지난 12월 김 회장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당시는 김 회장이 우울증과 과체중,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을 호소해 재판부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보름간 서울 보라매병원에 머물던 김 회장은 이르면 이날 중 구속집행정지 기간 주거지로 제한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이나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으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관련 공소사실의 증인신문을 위해 오는 21일 김 회장을 소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결심은 오는 3월 초, 선고공판은 4월 초에 열릴 전망이다.
당초 김 회장의 구속만기일은 최장 올해 4월15일로 예정됐다.
구속기간에 포함되지 않는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상황에 따라 추가 연장할 수 있다.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나올 경우 김 회장을 다시 구속할지, 불구속 상태에서 치료를 받게 할지는 전적으로 재판부 판단에 달렸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태광그룹 이호진(51) 전 회장의 모친 이선애(85)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2월까지 연장한 사례가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