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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헤이글 카드' 뭘 믿고 밀어붙였나

입력 : 2013.01.08 08:0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국방장관에 척 헤이글(네브래스카) 전 상원의원을 지명하는 결정을 밀어붙임으로써 민주·공화당이 모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헤이글이 공화당원이라서 싫어하고 공화당은 정작 그가 진정한 공화당원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게다가 그의 과거 발언은 미국의 핵심 유권자층인 유대인 집단과 동성애자 옹호 그룹을 화나게 했다.

그러나 오바마와 백악관이 헤이글을 선택한 이유를 들여다보면 그 결정은 언뜻 말이 된다고 미국 정치 전문 폴리티코는 이날 분석했다.

우선 오바마의 헤이글 발탁은 당적을 떠난 '탕평 인사' 명분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야 하고 국방부 예산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 판에 이를 반대하는 공화당 출신이 이 일을 대신해주는 게 오바마로서는 최선의 방책이다.

베트남전에서 훈장을 받았고 이 전쟁 참전용사가 국방부를 처음 이끈다는 점도 이 임무에 최적임자라는 오바마의 판단을 굳힌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헤이글은 상원에서 오바마 및 조 바이든 부통령과 오래도록 관계를 맺었고, 특히 바이든의 절친한 친구다.

백악관이 국방장관뿐 아니라 상무장관,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의 자리에 헤이글을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했다는 설도 그에 대한 오바마의 신임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뒷받침한다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도 헤이글은 정보자문위원회(IAB) 공동의장 및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의 국방정책위원회(DPB) 구성원으로서 백악관과 외교·안보 정책을 수시로 논의했었다.

폴리티코는 무엇보다 오바마 진영은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는 하지만 오바마의 '헤이글 카드'에 반대표를 던질 소속 의원은 없을 것이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말만 무성할 뿐 대놓고 반대하겠다는 의원은 단 3명이라는 것이다.

오바마가 목전에 닥칠 싸움보다는 장기적인 이익을 노리는 셈법을 쓴 셈이다.

외교 정책과 관련해 미국이 초당적으로 대처해왔다는 전통도 그의 지명에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가 러시아와 함께 추진한 핵무기 추가 감축을 골자로 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은 2010년 의회의 레임덕 회기에도 71표나 얻었다.

이밖에 헤이글이 일단 지명되면 참전용사 조직과 네브래스카 주민들이 그의 인준을 열렬하게 지원해 반대 목소리를 잠재워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권은 물론 동성애 및 유대계 단체들이 헤이글 지명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그가 오바마나 백악관 의중대로 펜타곤(국방부)에 수월하게 입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