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채소밭 취재기
밭으로 달려가는 차 안에서 보니 파랗게 양배추들이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차에서 내려서 밭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니 상황이 사뭇 다르더군요. 양배추들 알이 너무 작았습니다. 밭주인 분은 그게 다가 아니라면서, 칼로 직접 양배추들을 두 동강 내면서 안에도 잘 익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셨고요. 모종을 심었을 땐 태풍 세 개가 잇따라 오면서 뿌리를 제대로 못 내리게 흔들었고, 겨울이 오면서는 햇볕이 일단 적게 든 데다 한파가 빨리, 강하게 오는 바람에 자라질 못했다는 겁니다. 자라야 할 때 자라지 못하면 양배추는 가운데 있는 굵은 줄기가 위를 뚫고 올라오면서 아예 못쓰게 된다고 설명도 했습니다. 결국 작년에 비해선 3분의 1은 수확량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게 잘 자라 있었습니다. 그래서 ‘브로콜리는 추위에 강한가보네’ 했었는데, 역시 아니더군요. 브로콜리는 그 풀잎이 아니라, 그 한 가운데 피는 꽃이었습니다. 지금쯤이면 사람 주먹만큼은 올라와서 지나다가 보고 싹 따내는 작업을 해야 하는 시기인데, 들춰보니 메추리알 크기부터 커봐야 달걀 크기 정도밖엔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서울로 올라갈 채소가 부쩍 줄어든 것이죠. 제주도는 겨울 양배추와 당근의 90%, 감자는 70%, 무는 60%가 나는 곳입니다. 당근밭과 감자밭도 가보니 당근은 70%, 감자는 40% 정도 수확량이 줄어들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값이 뛸 수 밖에요. 당근이 작년보다 4배 값이 올랐고 양배추가 3배, 무는 2.6배, 그리고 남해안에서 주로 나는 배추도 같은 이유로 4배 값이 뛰었습니다.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