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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결위, 호텔서 4조원 '밀실 증액' 논란

김흥수 기자

입력 : 2013.01.04 03:14|수정 : 2013.01.0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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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예결위원들, 가엾은 어린이들의 급식예산은 단돈 100원 밖에 올리지 않으면서도 선심성 민원 예산, 이른바 쪽지 예산을 짜내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우르르 해외로 나갔습니다. 외유인지, 출장인지는 스스로 잘 알 겁니다.

김흥수 기자입니다.



<기자>

예산의 구체적 액수를 조정하는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불과 아흐레 앞둔 지난해 11월 23일에 구성됐습니다.

노른자위 소위에 소속 의원을 한 명이라도 더 넣겠다고 여야가 싸우다 소위 구성이 늦어진 겁니다.

소위 위원들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여야 간사인 김학용, 최재성 의원에게 전권을 넘겼습니다.

[박민수 의원/민주통합당 예결위원 : 예산 증액안이 수백 개에서 천 개 정도 되는데 일일이 증액심사를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문제가 있으니까….]

여야 간사들이 심사를 진행한 곳은 국회가 아니라 서울 소공동과 여의도의 호텔이었습니다.

호텔 방에 관련 공무원과 국회 직원을 불러 놓고, 단 한 차례 공개회의 없이 증액심사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일주일 만에 예산 4조 원을 늘렸습니다.

의원들의 지역 사업 민원을 피하기 위해 호텔을 선택했다는 이유를 댔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이른바 쪽지 민원이 폭주했습니다.

[국회 예결위 의원 보좌관 : 보통 수천, 수백 건씩 되죠. 쪽지에 국회에서 밀어 넣는 요구 예산들이…. 꼭 챙겨 이러면서 쪽지를 주거든요.]

국회법은 계수조정소위의 회의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회의록 하나 없이 밀실에서 증액심사가 이뤄졌습니다.

밀실예산을 만든 예결위원들은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마자 예산심사 시스템을 연구한다는 목적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로 외유성 출장을 떠났습니다.

이들의 항공료와 체재비 1억 5천만 원은 세금으로 충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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