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로켓 발사를 성공시킨 과학자·기술자들을 연일 선전하고 있는 북한 매체가 최근 들어서는 몇몇 특정인물들의 공적에도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미디어의 선전선동 기능을 중시하는 북한 매체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로켓 영웅' 만들기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에 기여한 과학자와 기술자 중 로켓 발사 당일(12일) 실제 발사 단추를 누른 과학자와 로켓 유도기술을 담당한 30세의 젊은 과학자 등을 인터뷰한 글을 게재했다.
신문은 로켓 발사 단추를 누른 이 과학자가 평생 우주과학을 연구해온 인물로 로켓 발사 단추를 누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소개했다.
이 과학자는 인터뷰에서 "위성이 발사돼 궤도에 진입하기까지의 9분27초 동안은 한 생을 다 사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며 "9분27초! 거기에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아득히 솟구쳐오른 우리의 우주산업의 높이가 비껴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또 30세의 젊은 과학자에 대해 "`광명성 3호 2호기'의 중요부분을 맡아 연구했다"고 소개한 뒤 인터뷰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광명성 2호'(2009년 발사) 때에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띄웠다.
이 과학자는 "이번 운반로켓의 자리길유도법(로켓유도기술)을 담당했던 동무들은 20대이다. 그들에 비하면 전 나이가 많은 축이다"고 말하며 20대의 청년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이번 인터뷰 기사가 `우리는 이렇게 우주에 올랐다'는 제목의 연재물 중 `1편'이라는 점을 밝혀 앞으로도 로켓 발사에 기여한 특정인물을 조명한 글이 계속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 과학자 부부도 이번 로켓 발사를 계기로 이색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노동신문은 로켓 발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2일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101명 중에는 하정국·리월선이라는 이름도 있다며 그들이 `부부'라고 소개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21일 노동당 중앙위가 로켓 발사에 기여한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 등을 위해 개최한 연회에서 이 과학자 부부의 열렬한 애국심과 과학기술적 공적을 높이 평가해 함께 기념촬영을 찍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무기개발을 담당하는 제2자연과학원 최춘식 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지난 16일 김정일 사망 1주기 중앙추모대회와 17일 금수산태양궁전 개관식 때 김 제1위원장 바로 옆에 앉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아 주목받았다.
노동신문은 전국에서 로켓 발사 공로자들에게 도착하는 축하문과 축하 전보문을 제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양우편국의 `고충'을 전하며 로켓 발사 공로자들이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도 간접적으로 부각했다.
북한이 로켓 발사성공에 기여한 특정인물들의 공적을 조명하는 배경에는 로켓 발사 성공의 열기를 계속 이어가려는 목적도 있지만, 체제특성을 고려할 때 이른바 `애국의 전형(典型)'을 만들어 주민충성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함께 담겨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