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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낙승…야권, 단일화 파행에 표 결집 실패

입력 : 2012.12.19 23:46


김두관 전 지사의 사퇴로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는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의 낙승으로 끝났다.

경남의 야권으로선 뼈저린 한 판이었고, 새누리당은 동남권 '텃밭' 가운데 잃었던 고토((古土)를 회복한 선거였다.

야권 단일후보로 경남도에 입성한 김 전 지사가 임기를 절반가량 남기고 대선 출마를 위해 중도사퇴한 지 5개월여만이다.

홍 당선인은 당내 경선 초기 지역 민심을 살피면서도 여당 대표 출신의 단체장 출마가 '격에 맞지 않는다'며 쭈뼛 쭈뼛하는 분위기였다.

고향이 경남 창녕이지만 중·고교를 대구에서 나와 대구·경북지역을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정도여서 경남에는 정치 기반이 약한 편이었다.

경남을 근거로 오랫동안 지방자치단체장 생활을 한 박완수 창원시장이 인지도와 지지도 면에서 앞서가는 점도 큰 부담이었다.

그는 언론 등을 활용, 자신을 전략공천해줄 것을 당에 압박하는 듯한 행보를 하다가 경선 방침이 확정되자 고심 끝에 전격 수용했다.

당으로서도 전략공천은 일찌감치 배제한다고 했지만 여론조사로 끝낼지, 국민참여경선을 할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경선을 수용한 것은 출발이 비록 늦지만 앞서가는 박 시장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앞섰으나 창원과 김해 등 중부경남을 제외하면 서부경남 등 군 지역 인지도가 저조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경선 비율이 대의원 2, 당원선거인단(책임당원) 3, 국민선거인단 3, 여론조사 2로 결정된 것도 경선을 수용한 배경으로 추정된다.

실제 경선 결과 홍 당선인은  박완수 시장에게 여론조사에서는 지고 국민참여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겨 공천을 거머쥐었다.

홍 당선인은 경선에 참여하면서 "오랜 고민 끝에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보선에 참여, 경남 선거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만의 하나 패배하면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변에서 만류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도지사 선거가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지 않았다면 서울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란 언급도
했다.

보수 이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당 대표 시절 경제민주화를 주도하고 개성공단도 방문, 보수신문에서 좌파로 공격을 받았다"고 맞받았다.

'낙선자 배제론'에는 "한나라당의 무덤이라고 하는 강북에서 내리 4선을 했다"며 정면으로 돌파했다.

경선 때 연설회와 TV토론회를 거치며 시종 박 시장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그는 상황이 만만찮게 돌아가자 노련한 정치가답게 두가지 승부수를 던졌다.

도청을 마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 박 시장의 아킬레스건인 통합창원시 청사 위치 문제를 밑에서부터 흔들었다.

실현 가능성에 논란이 많았지만 '박 시장의 고민을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라며 전격 제안, 박 시장 진영을 당황하게 했다.

마지막 한 방은 경선 막판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의 사퇴와 지지 선언이었다.

박 시장은 홍 당선인의 이 같은 전략에다 창원시장 보선이 다시 유발될 경우 대선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경계론이 확산되면서 침몰했다.

실제 새누리당에선 대선과 함께 도지사 보선에다 창원시장 보선까지 동시에 진행되면 창원지역 표가 갈라질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었고 이 같은 분위기가 경선 표심에도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홍 당선인은 본선에서는 인물난에다 단일화마저 지지부진한 야권을 상대로 여유 있는 행보를 보인 끝에 낙승했다.

야권은 김두관 전 지사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후보 단일화 원칙만 거론할 뿐 정파마다 후보 전략에 혼선을 거듭했다.

통합진보당만 일찌감치 이병하 도당위원장을 후보로 정했을 뿐, 민주당은 공천 원칙을 놓고 심한 혼선을 겪었다.

여기에다 권영길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등 후보 결정이 지연돼 피로감을 느낀 민심도 멀어져갔다.

민주당은 전략공천이냐, 국민참여경선이냐를 놓고 논란을 빚었고 대선캠프와 경남도당 간 손발이 안 맞는 등 혼선을 빚었다.

김형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긴급 수혈돼 치러진 경선에서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선출됐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런데 공 전 시장은 석연치 않은 이유와 과정을 거쳐 뒤늦게 출마선언을 한 무소속 권영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하고 말았다.

이어서 사퇴 압력을 받아온 이병하 후보도 선거일이 임박해 사퇴했지만 양 후보의 지지기반이 모두 권 후보로 결집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과룰 놓고 볼 때 야권은 경남지사 선거보다 대선을 더 의식한 전략을 구사했으나 결국 도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졌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보선에서 새누리당은 국민참여경선을 거쳐 당 대표 출신을 공천, 여유 있게 도정을 탈환한 반면 '공천권을 도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던 야권은 결국 후보 전략에서 실패해 경남도정을 새누리당에 내주고 말았다.

(창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