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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하준을 기억하라 ‘이제 쇼타임은 시작됐다’

이정아

입력 : 2012.12.14 14:42|수정 : 2012.12.14 14:42


시간은 그저 흘러버리는 것이 아니다. 눈 속에, 그리고 가슴 속에 아로 새겨지는 법이다. 데뷔 10년차, 그 시간을 오롯이 눈 속에 담고 이제 더 많은 것을 품을 준비가 된 배우 유하준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유하준은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에서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매력적인 모습의 신돈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주 방송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극중에서 모든 것을 놓은 듯한 표정의 신돈이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에서 하차를 하는 서운함이랄까, 아쉬움은 상상 이상일 듯싶다.
“극중에서 맨발로 걸어가고 그러는데 기분이 정말 묘하더라. 돌멩이에 맞고 손가락질 당하고 그러니까 기분이 참 묘했다. 눈앞에서 망나니가 칼을 들고 있고 것을 보니까 진짜 신돈이 죽을 때 이런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더라. 하지만 아마 신돈은 도를 닦은 사람이고 그러니까 더 묵묵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역사 속 인물을 연기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경험이다.
“워낙 평상시에 역사에 관심이 많다. 국사도 좋아하고 중국 역사에 관한 이야기도 좋아한다. 역사 속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유하준은 이번 캐릭터를 위해 과감하게 삭발을 했다. 이런 스타일이 이렇게 잘 어울리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두상이 웬만큼 예쁘지 않으면 어려운 스타일이다.
“언젠가 연기를 하면서 삭발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위해 이렇게 머리도 밀어보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좋았다. 의외로 두상이 괜찮다는 이야기도 들었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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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라마를 통해 유하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들도 더 많아졌다.
“일단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알아봐주시기 시작했다. 사극을 하면 다른 배우들은 수염을 붙이고 가발을 쓰고 그러기도 하는데 나는 머리가 워낙 튀고 그러니까 조금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사실 ‘대풍수’의 시청률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극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몰입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반등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나는 시청률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또 매일 발표되는 시청률을 100% 믿는 편도 아니다.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방법도 TV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 않냐. 시청률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마치 그것이 모든 것인양 평가 된다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힘이 빠지는 것 같다. 시청률이 전부인 듯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유하준은 사람을 꿰뚫어 보는 듯한 섹시한 눈빛으로 보는 이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런 눈빛을 일부러 보여주려 한 적이 없다는데도 그런 느낌이 나오는 것을 보면 ‘모태 눈빛 섹시남’이 아닐까 싶다.
“전혀 의도한 바는 아니다. 처음에 촬영을 하고 모니터를 해보니까 동자승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를 하면서 감정 연기를 할 때는 눈에 힘도 좀 주고 그러면서 임팩트를 주려고 한 부분은 있다. 그런데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감사한 일이다.(하하)”

유하준은 드라마 속에서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의외의 모습 속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 전 SBS ‘강심장’에 출연해 차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줬고 XTM ‘아드레날린’에서도 스포티한 도시 남자의 모습으로 눈길을 모았다.
“나한테 ‘아드레날린’은 정말 뜻 깊은 프로그램이다. 정말 좋은 친구들과 아주 즐겁게 촬영했다. 또 ‘강심장’에 출연한 것도 예전 같으면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다. 말도 느린 편이어서 예전에는 예능에 출연하자고 해도 손사래를 쳤는데 정말 편하게 해줘서 재미있게 한 것 같다. 올해는 못해봤던 것을 많이 해본, 농사를 잘 지은 한해가 아닐까 한다.”이미지‘아드레날린’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 유하준은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 그가 추천하는 여행 코스라면 뭔가 남다를 것 같다. 그 외에 다른 취미도 있는지 궁금하다.
“한강은 정말 여유를 즐기기에 좋은 곳인 것 같다. 평상시에 한강을 많이 나가는 편이다. 밤에는 특히 더 좋다. 요즘에는 금강, 양양 쪽도 자주 간다. 알고 보면 좋은 곳이 정말 많다. 여행 가는 거 말고 특별한 취미는 없는데...아, 홍대에 친분에 있는 인디밴드가 있어서 그 친구들이랑 시간 보내는 것도 좋아한다.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올 겨울에는 꼭 기타를 배울 생각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여배우와 호흡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았던 유하준은 현실에서도 여자 친구 없이 지낸지 꽤 됐다.
“3년 동안 여자 친구가 없었다. 아직까지는 로맨티스트다. 운명적인 사랑을 꿈꾼다. 손이 예쁜 여자가 좋은데 예전에 칠판에 글을 쓰던 국어 선생님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유하준은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다는 말에도 힘들지 않은 직업이 어디 있고 스트레스 받지 않는 일이 어디 있겠냐며 자신만 특별히 힘들었고 아팠던 듯 말하고 싶지 않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힘든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다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나정도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른 것은 몰라도 인복은 있는 것 같다며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드러낸 유하준은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훨씬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앞으로 더 기억을 해야 할 이름, 유하준. 그의 내일이 기대된다.
“남자배우에게 30대란...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때인 것 같다. 난 마음가짐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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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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