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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R의 슬픈 현실…'재앙'으로 돌아 온 리빌딩의 꿈

이은혜

입력 : 2012.12.12 12:38|수정 : 2012.12.12 16:33


"이것은 재앙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야심차게 팀 리빌딩을 진행했던 퀸즈파크 레인저스(이하 QPR)가 물러설 곳 없는 최악의 위기상태서 허덕이고 있다. '긍정의 화신'으로 거듭났던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마저 거침 없이 절망감을 토로했다. 첫 승리를 산타의 선물에 비유했을 정도다.

QPR의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재앙이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인정했다. 리그서 1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QPR은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해 감독경질이라는 극약처방까지 썼지만 해리 래드냅 감독이 부임한 후에도 첫 승은 요원하기만 하다.

팀이 7무 9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자 토니 구단주는 "말레이시아에 돌아 와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쇼핑을 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승점 3점이다"는 쓰라린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리그 개막 후 16경기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불명예를 안게 된 QPR은 지난 7월 여름 이적시장에서 박지성을 비롯 주제 보싱와, 훌리우 세자르, 에스티벤 그라네로 등 대대적인 선수영입을 단행했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크다. 2011/2012 시즌을 앞두고 15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성공했던 QPR은 1부 리그서 보낸 첫 시즌을 리그 17위로 마감하며 새 도전을 시작했다. 2012/2013 시즌을 앞두고는 선수보강과 함께 팀 전력을 강화하며 리그 중위권 클럽으로의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시즌 개막전부터 0-5 대패를 당하는 등 삐걱거렸던 QPR은 계속되는 부진, 마크 휴즈 감독의 경질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승격의 주역이었던 기존 선수들과 박지성을 필두로 한 새 얼굴들과의 불화설까지 불거져 나온 상황이다. QPR의 수비수 클린트 힐은 영국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서 고액을 들여 영입한 일부 선수들을 염두에 둔 듯 "구단이 쓸데 없는 곳에 돈을 뿌리고 다닌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현지팬들로부터 많은 성원을 받고 있는 잉글랜드 출신의 공격수 재이미 맥키도 "박지성 같은 선수들은 더 이상 과거의 영광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는 승점 3점이 필요한 것이지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공공연히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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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해리 래드냅 감독은 부임 이후 클린트 힐을 비롯 션 데리나 제이미 맥키 등 QPR 승격을 주도했던 '구 멤버'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한편, 박지성과 그라네로 등 여름 이적시장서 영입된 신 멤버들을 과감히 교체로 사용하거나 아예 선발명단서 제외하는 등 선수단 운영과 전술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상황이 절망적이기는 하나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선수들은 정말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우리는 희망과 믿음을 유지해야만 한다. 바라건대, 산타가 우리에게 승점 3점을 조금 일찍 주러 오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다시 한번 팀 재건 의지를 불태웠다.

오는 16일 리그 13위를 달리고 있는 풀럼과 경기를 치르는 QPR은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두고 자신들의 홈에서 다시 한 번 첫 승에 도전한다. 나로호는 아직 발사되지 않았고, 아이폰 5는 출시됐다. QPR 첫 승은 언제일까.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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