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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안전띠 의무화 제도 '사문화 조짐'

입력 : 2012.12.09 09:33


"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보나요? 경찰에게 물어봐야지…."

지난달 24일부터 시행한 '택시, 시외·전세버스 승객 안전띠 착용 의무화 제도'의 현황을 묻자 광주시청 담당부서 직원은 의문을 제기했다.

안전띠 단속 업무는 경찰의 업무인데 자신들에 왜 문의하느냐는 것.

해당 공무원은 지난 5월 공포돼 11월 24일부터 시행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뒤늦게 검토해 본 뒤 '승객 안전띠 착용 의무화 제도'의 관리·감독의 책임이 시도지사에게 있음을 시인했다.

관리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는지도 모르는 지자체 담당 직원의 `우문(愚問)'은 광주·전남 지역의 자동차 안전띠 관련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5월 안전띠 착용 의무화 대상을 광역급행형 시내버스, 시외버스, 전세버스, 택시 등으로 규정하는 승객 안전띠 의무화 제도를 시행령으로 공포했다.

이에 따라 버스 승객은 대부분의 도로에서 안전띠를 착용해야 하고 택시는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된다.

이를 어기면 해당 시·도 지자체는 운전기사에게 10만 원의 과태료를, 사업주에게는 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전남 지역의 안전띠 착용 실태는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많은 논란 속에서 승객 안전띠 착용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벌써부터 관련 시행령이 사문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른 시·도 지역자치단체들이 지난달부터 시행령이 시행됨에 따라 홍보 캠페인과 점검에 서둘러 나선 데 비해 이 지역의 일부 지자체는 제도의 관리·감독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광주시는 뒤늦게 홍보계획과 점검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도 홍보와 계도 기간을 거쳐 사업주와 운전자를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지자체가 다른 시·도에 비해 한발 뒤늦은 행보를 보이듯 운수사업주와 운전업 종사자들도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광주의 영업용 택시 운전자 김모(39)씨는 "승객에게 안전띠를 매게 해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승객들이 운전사 말을 듣겠느냐"며 "단속도 안 하는데 괜히 승객과 다툴까 봐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버스 사업주는 "과태료를 결국 우리가 내게 돼 있어 노력이야 하겠지만 승객들이 협조해줘야 한다"며 "지자체가 우리를 압박할 게 아니라 승객들에게 홍보활동을 많이 해줘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