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 살해 혐의로 기소됐던 의사 백모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백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목 부위 피부 까짐, 오른쪽 턱뼈 주변의 멍, 근육 내 출혈, 정수리와 얼굴의 상처 등에 비춰보면 피해자는 백씨의 주장처럼 이상자세로 인해 질식사한 것이 아니라 목을 눌려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둘이 다툰 흔적이 있고, 제 3자의 범행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백씨가 피해자와 싸우다가 우발적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남편 백씨는 아내의 사망이 '목 눌림에 의한 질식사'가 아니라 만삭 임신부의 신체적 특성 때문이었다며 결백을 주장해왔습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의 시신 강직과 시반 현성에 기초한 사망 추정 시각, 그리고 당시 출근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피해자의 상태를 고려하면 남편 백씨가 집을 나선 오전 6시41분 이전에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부부가 전문의 자격시험과 아이 출산으로 예민한 상황이었던 점, 피해자가 백씨의 게임중독 증세를 우려하는 말을 자주한 점을 고려하면 우발적으로 목을 조르는 상황에 이르게 될 동기도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백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마포구 도화동 자신의 집에서 만삭인 아내 박모씨와 다투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 대법원은 "사망원인 등을 치밀하게 다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 파기환송심이 진행돼 왔습니다.
피해자 유족들은 "사법부와 검찰이 사건의 가려진 진실을 밝혀줘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백씨가 상고할 경우 이 사건은 다시 한 번 대법원에서 심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