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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벌써 김정일 1주기 추모 분위기 띄우기

입력 : 2012.11.27 11:00|수정 : 2012.11.27 11:00

노동신문에 연일 추모 표현…체제결속 강화


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12월17일)를 앞두고 추모 분위기 조성에 본격 나섰다.

북한 매체에서는 이달 하순부터 김 위원장의 업적을 찬양하고 애도하는 표현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고 대규모 1주기 행사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공명정대한 역사의 평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가오는 12월과 더불어 수도의 거리를 거닐 때면 우리는 어버이 장군님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가슴을 불태운다"며 주체사상탑, 개선문, 만수대예술극장 등의 평양 시내 건축물을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부각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또다른 글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10일 함경북도 함흥의 수산물 가공공장을 시찰한 것을 회고하며 "잊지 못할 지난해 12월의 나날들을 다시금 되새길수록 우리 군대와 인민의 가슴 속에는 어버이 장군님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의 정이 더욱 세차게 북받쳐 오른다"고 썼다.

그 하루 전인 지난 25일에는 `백두산 총대로 민족의 존엄을 지켜주신 천출 명장'이라는 제목의 김 위원장 찬양 글이 노동신문에 실렸다.

또 지난 24일 노동신문에 실린 `역사의 땅 판문점에 새겨진 불멸의 자욱'이라는 글은 김 위원장이 1996년 11월 24일 판문점을 방문한 지 16년이 됐다며 "어버이 장군님을 잃고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날이어서 장군님 생각이 더 난다"고 적었다.

북한 매체는 지난달 31일부터 베닌, 스위스, 러시아,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각국에서 김 위원장의 1주기를 회고하는 위원회가 결성되고 회고모임, 업적토론회 등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연일 선전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에서 김 위원장의 1주기를 추모하는 열기가 뜨겁다고 선전해온 북한이 최근 노동신문을 통해 대내적으로도 추모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은 27일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의 대규모 추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에 파견된 관료들에게 귀국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대북소식통은 이 방송에 "지난 주 중국을 방문한 북한 국방위원회 관리들이 다음 달 15일까지 귀국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1주기를 맞아 김씨 일가를 우상화하는 대대적 추모행사와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된 김 위원장의 시신이 전격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1년을 맞은 1995년 7월8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현 금수산태양궁전)을 개관했고 그 하루 전날에는 평양체육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당·정·군의 고위 간부가 참석하는 대규모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1주기가 되기까지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선전에 주력하고 내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으로부터 권력을 이어받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유일적 영도를 강조하고 최근 전국분주소장(파출소장)회의, 전국사법검찰일꾼 열성자대회 등 공안기관 행사와 맞물려 내부 결속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1주기를 맞아 과거 지도자에 대한 그리움을 부각해 체제를 결속하고 엄숙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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