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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들인 가짜 양주 '감별칩' 무용지물

정명원 기자

입력 : 2012.11.25 21:30|수정 : 2012.11.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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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짜 양주를 가려내고, 주류 탈세를 막겠다면서 정부가 지난해부터 양주 뚜껑에 무선 인식칩을 넣도록 했습니다. 사업에 수십억 원이 들었는데, 효과는 어떨까요?

정명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유흥주점.

진짜 양주인지 알아보려고 양주 뚜껑에 달린 무선 인식칩의 고유번호를 확인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확인할 기기가 없다고 말합니다.

[A 유흥업소 직원 : (읽는 기기가 있어요?) (기기) 그런 것은 없어요. 저희는 가짜 술이 없으니까 굳이 기기를 갖다놓을 필요가 없죠.]

지난해 서울과 광역시를 시작으로, 지난달엔 전국 유흥업소에 판독기 비치가 의무화됐지만 규정 따로 현실 따로인 겁니다.

[B 유흥업소 직원 : 모르겠어요. 사장님이 (기기를) 안 사셔서. 이야기만 들어봤어요.(기기) 그런 게 있다고.]

국세청은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받아 판독기 대용으로 쓸 수 있다고 하지만 극히 일부 브랜드만 가능합니다.

[주류업체 관계자 : 적극적으로 업체들하고 열심히 해서 다 (칩이) 달려서 나오는데 얼마나 이게 잘 실행이 되느냐?]

더 큰 문제는 양주에 부착된 무선 인식칩의 고유번호가 얼마든지 쉽게 복제돼 오히려 가짜 양주를 진짜로 믿게 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빈 칩과 판독기로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진짜 양주의 고유번호를 복사해 빈 칩에 입력한 뒤 판독기로 읽었더니, 나타나서는 안 될 진짜 양주의 고유번호가 그대로 뜹니다.

소비자로서는 판독기에 뜬 고유번호를 보고 진짜 양주로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선 인식칩 사업에는 주류업체가 연간 80억 원을 쏟아붓고, 정부 예산도 매년 10억 원 넘게 투입되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셈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최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