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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심 주차장, 양심 도서관. 이렇게 양심을 앞세운 공공시설들이 늘고 있습니다. 양심 주차장은 관리인 없이 주민들이 주차한 만큼 알아서 주차비를 내고 가는 건데, 시민들의 양심에 의지하는 이런 시설들 과연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김범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시청 앞에 2년 전 만들어진 이른바 양심 주차장입니다.
관리인이 없고, 대신 주차한 사람이 한 시간에 1200원씩 알아서 양심껏 돈을 놓고 가면 됩니다.
그런데 잘 지켜지고 있을까.
두 시간을 지켜봤는데 돈을 내는 사람이 없습니다.
쫓아가서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아 주차비요? 지금 없어요. (주차비 지금 내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내야 해요. 그런데 나갔다 들어왔어요, 금방.]
[전 한꺼번에 냈거든요. (한꺼번에 내는 게 어떻게 내는 거예요?) 지금 바빠서.]
이런 식이다 보니, 걷히는 돈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오늘 아침에 안 걷었거든요. 그냥 놔둔 상태니까 하루 반나절 보시면 됩니다.]
하루 반 동안 모인 돈이 2500원.
돈통 여섯 개를 다 털어도 1만 5000원 정도입니다.
[강남수/제주시 교통행정과장: 하루에 한 4만 50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와야 하는데 한 30% 정도만 지금 발생되고 있다. 양심이 없는 사람은 주차할 자격이 사실 없다고 보는데.]
제주시는 결국 시내 양심 주차장 세 곳 전부에 내년 초 관리원을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시흥시는 반년 전, 버려진 우산 200개를 정성들여 고친 뒤 무인대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놔두는 족족 없어져서 70개를 더 채워 넣었는데도, 지금은 80개만 남았습니다.
[김소연/시흥시 양심우산 담당자 : (처음에 준비했던 우산 중에 남아있는 건 거의 없는 셈이네요.) 그렇죠 .거의 10%나 될까? 좋은 취지를 자꾸 홍보를 하고 알려드리면 시민들도 그 의식이 많이 바뀌시지 않을까.]
전국 곳곳에 또 양심 자전거, 양심 도서관 같은 곳들이 있는데 상황은 다 비슷합니다.
인천에 있는 이 양심 도서관은 1년 전 문을 열 때만 해도 칸칸마다 책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처음엔 책이 250권이었는데, 지금은 121권, 절반 이상 사람들이 들고간 상태입니다.
[대구지역 양심 도서관 관리인 : 베스트셀러나 새 책을 갖다 놓잖아요. 그런 책은 잘 없어져요. 공공근로 한 명이 관리하고 있는데도 뭐 자꾸 책이 줄어요.]
'나 하나쯤' 이란 생각 대신 '나라도 제대로' 라는 의식을 가져야 양심 서비스가 꽃 필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