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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철도 사고시 긴급상황 대처능력 '의문'

입력 : 2012.11.24 05:49

기관사 기본운행 수칙·대처 매뉴얼 무시…관제실 통제능력도 미흡


지난 22일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3호선 열차 추돌사고에서 보여준 부산교통공사의 대응이 곳곳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내 긴급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부산도시철도의 경우 각 구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앞차와의 간격이 300∼400m로 접근하면 뒤따라가는 열차는 자동으로 정지하도록 돼있다.

지난 22일 사고의 경우에도 견인 열차는 정차한 앞 차량 전방 300여m 지점에 자동으로 정차했다.

전동차가 정차하면 통상 기관사는 운전모드를 '완전 수동'으로 바꾸고 가까운 거리에 전동차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시속 25km로 서행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관제실로부터 정차한 앞 차량을 구원하라는 실시를 받은 제3040호 기관사는 정차이후 제어장치를 수동으로 바꾼 뒤 시속 40km 이상 속도로 내달리다 사고를 일으켰다.

이를 두고 부산교통공사 내부에서는 "당시 기관사가 급한 마음에 뭔가 딴 생각을 한 것 같다"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관사는 경찰에서 "앞에 정차한 차량의 지점이 배산∼물만골역이 아닌 물만골∼연산동역으로 착각해 과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관사의 진술로 미뤄 관제실과 당시 견인 기관사 사이에 앞차의 정차지점을 놓고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기관사가 앞차 정차지점을 잘못 전해들었다고 하더라고 당시 기관사의 대처능력은 15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기관사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오판을 했다.

앞 차량 전방 300여m 지점에서 자신의 전동차가 자동으로 정차했을 때 가까운 거리에 뭔가 선로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는데도 기관사는 이를 무시하고 과속을 했기때문이다.

당시 관제실의 통제능력 또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고조사를 벌이고 있는 부산 연제경찰서의 한 수사관은 당시 기관사와 관제실간의 교신내용을 확보해 들어봤지만 상호 목소리 톤만 높고 주변이 시끄러워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긴급상황 발생때는 신속하면서도 차분하게 대처해야 하지만 당시 관제실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당시 교신은 해당 3040호 열차 기관사뿐만 아니라 같은 시간대 3호선을 운행하는 모든 기관사들에게 각각의 지시가 내려가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상황이 아무리 복잡해도 대처 매뉴얼만 준수했으면 추돌사고를 막을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평소 매뉴얼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도 의구심이 들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사고열차 견인 운행수칙에 따르면 견인 차량은 25km 이하로 운행하다 견인대상 차량이 시야에 들어오면 5∼10km로 서행해야 한다.

이어 견인 차량은 사고차량과 10m 간격을 두고 정차한 뒤 다시 3m 간격으로 접근해 견인고리를 걸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이 매뉴얼의 어느 한 단계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