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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집트 대통령, 휴전협상 통해 신뢰구축

입력 : 2012.11.23 00:47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교전 중이던 지난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캄보디아 정상과 만찬회담을 하던 오바마는 디저트도 생략한 채 호텔로 서둘러 돌아왔다.

이때 시각이 밤 11시 30분.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대(對)아시아 외교보다는 당장 폭탄이 떨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의 상황이 더 시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동지역 역학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인물로 떠오른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다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정상이 서로 '통'하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은 이날 25분간 통화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교전을 중단시킬 방법을 논의했고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중동지역에 급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사람이 통화하는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양자간에 대화통로(connection)가 형성되고 있음을 느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첫번째 통화를 한 지 세 시간이 지난 새벽 2시 30분께 두 사람은 다시 통화를 했다.

결국 21일 양측은 휴전합의에 이르렀고 이는 오바마와 무르시 사이에 예상 외의 새로운 협력관계가 형성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두 사람의 협력관계는 처음에는 순탄치 않았다.

무르시가 처음 이집트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미국은 무르시가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매우 우려하는 입장이었다.

같은 무슬림형제단 출신인 하마스의 편을 일방적으로 들어 가자지구의 긴장상황을 중동전체로 확산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번 교전사태를 맞아 오바마 대통령이 무르시와 자주 통화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많이 바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휴전 협력 과정에서 24시간 내에 무르시 대통령과 세 차례나 통화했다.

이번 휴전협상 과정의 며칠 동안은 총 6차례 통화했다.

미국 대통령이 한 사람과 이처럼 자주 통화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화를 하면서 무르시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자신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측근에 털어놓았다.

무르시 대통령이 이데올로기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정교하게 사안에 접근하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이집트는 하마스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이고 거꾸로 미국은 이스라엘에 직접적인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이데올로기는 극명한 대립관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무르시가 자신이 약속한 것은 확실하게 전달하고 전달하지 못할 것은 아예 약속을 하지 않는 지극히 직설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대화가 매우 실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측에서도 이번 미국과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에삼 엘 하다드 이집트 대통령실 외교정책 보좌관은 휴전합의 후 카이로에서 가진 회견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주장을 말했지만 상대방의 입장도 이해했다"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고위층간의 상호신뢰가 있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