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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간첩단 조작' 피해자 37년 만에 누명 벗어

입력 : 2012.11.22 11:23


유신정권 시절 간첩으로 몰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이성희(86) 전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가 37년 만에 대부분 혐의에 대한 누명을 벗었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동오 부장판사)는 22일 이씨에 대한 재심에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북한 공작원을 만나 돈을 전달받고 군사정보를 유출한 혐의에 대해선 모두 무죄로 판단했으나 일본 유학 중 북한을 방문한 것은 일반 잠입·탈출로 봐서 유죄로 판단했다.

이씨가 1975년 확정 판결을 받고 약 16년 동안 복역하다 출소했기 때문에 일부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은 이를 뺀 13년간의 옥살이가 위법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대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다만 유학 중 반국가단체의 권유로 북한을 방문한 점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북한의 실정과 사회상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방북한 것이고, 체류 기간도 비교적 짧았으며 국익을 해치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판결 선고 직후 "거의 40년 만에 무죄를 받은 것이 다행이지만 아직도 몇몇 가족이 나를 간첩이라고 생각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중앙정보부는 1974년 울릉도와 전라북도에 거점을 두고 북한을 왕래하며 간첩활동을 했다며 47명을 한꺼번에 검거했다.

이씨도 `울릉도 간첩단 조작 사건'으로 알려진 이 공안사건에 휘말렸다.

이씨는 일본 도쿄대에서 유학하던 중 북한 공작원 이좌영에게 포섭돼 1967년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하고, 1972년 군 장성이던 동생으로부터 군사정보를 빼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씨가 수사기관에 불법 구금돼 온갖 가혹행위를 당하면서 허위 진술을 강요받은 점 등을 밝혀내 2010년 6월 재심 권고를 결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