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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출점자제" 외치면서 개점 준비 박차

입력 : 2012.11.18 09:44


홈플러스가 출점 자제 등 상생 방안을 논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점포 개설을 서두르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오산 세교점 등록 신청을 한 과정에서 이런 정황이 드러난다.

홈플러스는 올해 5월에 이 매장을 쇼핑센터로 개장하겠다고 오산시에 점포 등록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홈플러스는 오산시의 불허가 처분에 대해 소송을 내는 등의 대응을 따로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식경제부의 중재로 대형마트와 중소업체들이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만들기로 협의하자 점포등록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신청을 한 지난달 22일에는 상생을 위해 대형마트의 자발적 출점 자제, 최소 월 2회 자율휴무, 유통산업발전협의회 발족 등이 발표됐다.

`인구 30만 미만 지역에 출점을 자제한다'는 원칙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도시의 규모가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기였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수개월간 내버려뒀던 행정 절차를 서둘러 밟은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최초에는 의무휴업 규제를 피하려고 쇼핑센터 등록을 시도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자 일을 빨리 처리하려 대형마트로 방향을 틀었다는 해석도 있다.

협의회 출범 계획을 발표한 다음 날 서울 남현동에 점포 등록을 신청한 것이나 합정점 개점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힌 것도 시민단체 등에는 이중적인 행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안진걸 경제민주화국민본부 팀장은 "관악구 남현동 점포와 합정점의 사례를 봐도 홈플러스가 상생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여론의 비난을 피해 협의회 등에 참석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무차별하게 확장하는 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마치 협의회에서 대형마트가 많이 양보한 것처럼 했지만 이처럼 '기 투자 점포'를 하나씩 열면 상인 입장에서는 달라지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는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의식해 등록을 서두른 게 아니며 중소 상인과의 상생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의도도 전혀 없었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

택지 개발 지구이기 때문에 시장이나 중소 상인과 상권을 두고 대립할만한 지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경부는 상호 신뢰 회복을 협의회의 중요한 목표로 내세웠지만 홈플러스의 행보에 `뒤통수'를 맞았다.

지경부는 기 투자 점포여서 원칙적으로 출점 자제의 예외인 점포 수를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마저 정확하지 않다.

논쟁의 핵심이 될 점포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하고 있으며 물밑에서 개설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을 모르고 있어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오산에 점포 등록을 추진한 것은 몰랐다"면서 "중앙행정기관이 모든 사안을 다뤄야 한다면 시군구청장에게 등록을 위임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관련 법률이나 시행령이 조사 권한 등을 부여하고 있지 않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가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