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선의 최대 변수인 야권 후보 단일화는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지난 6일 `후보등록(25∼26일) 이전 단일화'에 합의했으나 단일화 룰 협상 과정에서 정면으로 충돌해, 대선 정국은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단일화 협상 파행 사태는 사흘째인 지난 16일 안 후보가 민주당 혁신과제 실천 등을 조건으로 양자회동을 제안하면서 극적으로 봉합되는 듯했으나 문 후보가 조목조목 반박하고 조건 없는 회동을 요구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합의 시한 내 단일화 성사는 불투명해졌다.
양측은 감정싸움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데다 두 후보가 직접 대치한 상황이어서 사태 해결의 접점을 찾는데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실제로 문, 안 후보는 지난 17일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 30여분간 동석해 이따금 귀엣말을 나눴으나 회동 또는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무엇보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셈법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민주당 쇄신이 먼저'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그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문 후보에게 양자회동의 조건으로 민주당 혁신 과제 즉각 실천과 단일화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적어도 민주당 새정치위원회가 지난달 말 마련했던 혁신안에 대해서라도 실천 의지를 명확히 하라는 입장이다.
이 혁신안에는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퇴진'이 담겨 있었으나 문 후보가 자신에게 "맡겨 달라"고 한 뒤 흐지부지하고 말았다.
안 후보 측은 `안철수 불쏘시개론',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의 진원지로 이 대표를 지목하고 있다.
문 후보는 시일이 촉박한 만큼 쇄신과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같은날 인터넷방송 인터뷰에서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풀 것은 풀고 시간이 걸리는 문제는 앞으로 병행하자"며 `쇄신-협상 병행론'을 폈다.
문 후보는 당 개혁 요구에 대해서도 "선의의 충고가 고마운 일이지만 약간 아슬아슬한 점이 있다"며 "저희에게 맡겨야 할 부분도 있다"고 했다.
안 후보의 `새정치-낡은 정치' 프레임에 몰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선대위 전략파트가 협상 파행 사태 수습 방안으로 검토했던 `선대위원장단 전원 사퇴' 카드에 대해서도 "이게 사퇴할 사안이냐"고 격노하며 물렸다.
그러나 두 후보가 가파르게 대치하면서도 "반드시 아름다운 모습으로 단일화를 잘 이루겠다"(문 후보),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안 후보)면서 강한 단일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꼬인 매듭을 풀고 협상을 재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단일화를 피하는 모양새를 보일 경우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지지층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협상이 다시 열려도 시일이 촉박해 단일후보 선출 방식이 여론조사나 담판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 후보가 강조해온 국민참여 경선은 대선 시간표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를 토대로 하되 두 후보간 담판을 통해 최종 후보를 가리는 방법도 거론된다.
시한 내 단일화가 여의치 않다면 후보 등록일을 넘겨 내달 3일, 또는 10일 전까지 단일화가 추진될 수도 있다.
대선 투표용지가 내달 10일(부재자투표는 3일)부터 인쇄되기 때문에 인쇄 전에 단일화를 하면 사퇴한 후보의 기표란에 `사퇴' 문구가 표시되기 때문에 `사표'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문, 안 후보가 단일화를 성사하면 연말 대선은 2002년에 이어 10년 만에 새누리당 후보 대 야권 단일후보의 실질적인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