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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산의 계절이 시작됐습니다. 1년 동안 국민의 세금을 잘 썼는지 꼼꼼하게 검토해 봐야 하는데 취재진이 여기저기 다녀봤더니 납세자들 분통 터질 낭비가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엄민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5만 3천 평 부지에 넓게 자리 잡은 경북 상주 국제승마장.
215억 원을 들여 재작년 완공됐습니다.
지자체는 각종 승마 대회를 개최하며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홍보합니다.
하지만, 오전 내내 지켜보니 찾는 사람이 없어 적막감마저 감돌 정도입니다.
거미줄 쳐진 마사에는 말 30여 마리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후에 회원 몇몇이 승마장을 찾았지만 이마저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승마장 월 회원은 몇 명이나 될까?
[상주시청 관계자 : 고정회원이 70명이 된다는 거지. 70명이 20일씩 타면 1400명이 되는거지.한 달에 이용하는 사람이….]
올해 6개 대회가 열린 걸 제외하면 200억 원을 들인 시설이 70명 회원의 놀이터로 전락한 상황입니다.
강원 속초 국제관광정보센터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지금 시각이 오후 1시입니다.
매표소 앞에 카메라를 설치해 오가는지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는지 세보겠습니다.
2시간 동안 주제관 건물을 오가는 사람은 10여 명, 하지만, 모두 직원이나 건물 관계자들이고, 관광객은 한 명도 없습니다.
지난 1999년 강원 국제관광 엑스포를 연 뒤로 관광객은 계속 줄어 지난해 주제관을 찾은 방문객은 모두 1700명으로 하루 5명 꼴입니다.
연간 8000만 원을 벌어 들이는데 매년 사용되는 6억 원의 운영비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무게가 43톤이 넘는 괴산의 가마솥 기네스북에 한 번 올려보자며 5억 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밥 한번 짓지 못한 채 애물단지 솥으로 남았습니다.
[괴산군청 관계자 : 처음엔 기네스북 등재까지 냈었어요. 그런데 여기보다 더 큰 게 있다고 해서….]
활용방안 공모까지 해봤지만, 여전히 무용지물입니다.
[최인욱/좋은예산센터 사무국장 : 국가사업에서는 예비 타당성 조사라고 해서 사업시행기간이 아닌 객관적인 기관이 타당성 검증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지방 예산안 사업에서도 그런 것이 필요합니다. ]
지자체나 지방의회에만 맡겨두지 말고 '돈 먹는 하마'가 될 시설은 아예 짓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실패한 정책 입안자에겐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최준식, 영상편집: 박정삼, 헬기조정 : 민병호·김강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