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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광화문 현판 글씨체 한글로? 한자로?

권란 기자

입력 : 2012.11.07 21:46|수정 : 2012.11.0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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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로 만들기로 한 광화문 현판의 글씨체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우리 한글로 할 것이냐, 복원이라는 의미에 맞게 한자로 할 것이냐.

권 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재 걸려 있는 광화문 현판은 고종 때 훈련대장 임태영의 글씨입니다.

경복궁 복원작업에 따라 설치된 것인데 2년 전 나무에 균열이 발견돼 새로 만들기로 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글로 할 것인지, 한자로 할 것인지에서부터 의견이 갈립니다.

[허경무/한글서체연구원장 : 한글 현판을 걸어서 앞으로 우리 후손에게 미래의 꿈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진태하/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이사장 : 경복궁 안의 모든 것이 옛날 그대로, 한자로 현판이 돼있어요. 당연히 광화문도 원래대로 한자로 해야지.]

한글로 할 경우, 창제 당시 글자체인 훈민정음 해례본체와 언해본체가 거론이 됩니다.

한자의 경우, 현재 걸려 있는 임태영의 글씨를 그대로 쓰는 안과, 한석봉 천자문 글씨나 정조의 글씨를 집자 하는 안이 나왔습니다.

문화재청이 시민들의 생각을 물었더니, 한글과 한자 선호도가 6대 4로 집계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조선시대 만들어진 4대 문과 5대 궁의 현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숭례문은 양녕대군, 흥인지문은 퇴계 이황의 글씨로 쓰여졌고, 창경궁 홍화문은 15세기 성임의 글씨로, 경희궁 흥화문은 17세기 이신의 글씨입니다.

오늘(7일) 열린 2차 토론회에서도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못했지만, 문화재청은 다음 달 말쯤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입니다.

한글이냐, 한자냐도 중요하지만 서울의 중심부 광화문의 현판인 만큼, 좀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철저하게 역사적으로 고증하고 또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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