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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 푸틴 와병설 차단에 부심

입력 : 2012.11.07 18:04

크렘린 공보실 와병설 거듭 부인…"유도 대련하다 다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디스크 와병설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크렘린이 와병설 진화에 매달리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앞서 여러 차례 대통령 와병설을 부인했던 크렘린 공보실장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6일(현지시간) 또 다시 와병설을 반박하면서 외국 방문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상대국과의 일정 조율과 충분한 준비 필요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크렘린 공보실장 대통령 와병설 거듭 부인 = 페스코프는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걸음걸이가 이상해진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9월)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 때는 실제로 대통령이 걷는 것이 고통스러웠으며 병적인 느낌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푸틴 대통령이 유도 훈련을 하면서 자신보다 훨씬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파트너를 상대로 대련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며 이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한테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운동 과정에서 근육이 늘어나는 흔한 부상을 입었다는 기존 설명을 뒤풀이 한 것이다.

페스코프 실장은 여러 언론매체가 대통령 와병설을 보도하면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어떤 소식통에 대해 얘기하는지 모르지만 어떤 경우든 그들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25일 익명의 러시아 고위 소식통들을 인용해 푸틴이 급히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의 심한 허리 디스크를 앓고 있으며 이 때문에 그의 외국 방문 일정에 줄줄이 차질이 빚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뒤이어 러시아 현지 언론도 자체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와병설을 전하면서 그의 지병(허리 디스크)이 지난 9월 초 환경운동가들의 흰 두루미 구하기 활동에 참가하고 나서 더 악화했다고 소개했다.

일부 언론은 심지어 푸틴이 허리 디스크 때문에 교정 벨트를 차고 다닐 정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 "외국 방문 일정 차질 건강 때문 아냐" = 이같은 보도들은 애초 10월과 11월로 잡혔던 푸틴의 외국 방문 일정들이 잇따라 12월로 연기되면서 힘을 얻었다.

하지만 페스코프 실장은 이날 대통령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이유에 대해 "어떤 방문은 좀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또 다른 방문은 여행 경로 상 여러 방문을 한꺼번에 몰아가는 것이 더 편리한 점 때문에 연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몇 나라를 한꺼번에 몰아 방문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는 이어 푸틴 대통령이 연례행사인 대(對) 의회 연설을 직접 준비하고 있다며 그의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의회 연설문을 보좌관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작성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항상 연설문을 스스로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페스코프는 그러나 의회 연설 일정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있을 것"이라며 애매하게 답했다.

◇ "푸틴 리더십 훼손할까 조기 차단 나서" = 전문가들은 크렘린이 이처럼 대통령 와병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그동안 푸틴의 강력한 지도력을 뒷받침해온 건강하고 강인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푸틴은 지난 2000년 국가 지도자로 부상한 이후 수시로 각종 전투 장비와 운송 수단 등을 타거나 격렬한 스포츠에 도전하며 '깜짝쇼'를 펼쳐 왔다.

2000년 대통령 권한 대행 시절 수호이(Su)-27 전투기를 타고 전쟁 중이던 체첸을 방문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그는 이후 잠수함, 소방용 헬기, 레이스 카, 오토바이 등을 타거나 직접 몰며 남성다움을 과시했다.

올해로 만 60세가 된 푸틴의 이 같은 행보는 유도를 비롯한 각종 운동을 즐기는 스포츠 애호가로서의 자질과 함께 그에게 '마초', '터프가이' 등의 별명을 붙여줌으로써 '카리스마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한몫을 했다.

크렘린은 대통령 와병설이 그동안 푸틴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힘을 실어준 강한 지도자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면서 지난해 12월 총선 이후 확산하고 있는 반(反) 푸틴 여론과 맞물려 이제 겨우 출범 6개월을 넘긴 푸틴 3기의 리더십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