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형서점에서 법률서적 수백권을 훔쳐 서울대 근처 고시촌 헌책방에 몽땅 가져다 판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장물인지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하던 헌책방 주인도 새 책이 싼값에 들어오는 점을 수상히 여기지 않은 것이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는 상습적으로 책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40살 송모 씨에게 징역 2년, 헌책방 주인 42살 정모 씨에게는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유사한 범행으로 2005년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은 송씨가 다시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금액이 막대하고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씨에 대해서는 "누구의 손도 거치지 않은 책을 대량으로 헌책방에 가져오는 것은 사회통념상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책의 출처를 면밀히 확인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정씨가 송씨에게 일반 손님처럼 서점 회원카드를 발급했고, 대금도 계좌이체로 투명하게 치른 점 등으로 미뤄 훔친 책을 넘겨받은 것은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송씨는 2010년 10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 등에서 백54회에 걸쳐 7천3백여만원 상당의 법률서적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고, 정씨는 송씨가 훔친 책을 사들여 고시생들에게 판 혐의로 함께 기소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