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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D-5…"콧수염 깎겠다" vs "방화벽 불타"

입력 : 2012.11.01 16:43|수정 : 2012.11.01 16:49

오바마·롬니 측 `승리 확신' 발언도 노골적


미국 대통령 선거일(11월 6일)이 가까워지면서 각 후보 진영에서 승리를 확신하는 발언 수위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전통적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면서 좀 흔들리거나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안심시키는 일거양득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캠프의 데이비드 액설로드 선임고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채널 MSNBC의 시사 토크쇼에 출연해 "우리가 (민주당 텃밭인) 미네소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3개주 가운데 1곳이라도 패하면 40년간 기른 내 콧수염을 깎겠다"고 오바마 승리를 장담했다.

토크쇼 진행자인 연방 하원의원 4선 출신의 정치해설가 조 스카보로는 공화당이 우세한 플로리다나 노스캐롤라이나 중에서 오바마가 한곳이라도 이기면 "내가 콧수염을 기르겠다"고 맞받았다.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오바마가 이기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액설로드는 "선거가 끝나면 사람들이 매일 채널을 고정하고 당신(스카보로)의 콧수염이 자라는 것을 볼 정도로 할 얘기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재치있게 받아넘겼다.

최근 선거운동은 경합주 10여곳, 그중에서도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버지니아에 집중됐으나 롬니 측이 오바마 아성인 펜실베이니아, 미네소타, 미시간에 광고를 퍼붓고 오바마 측이 정면 대응하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주요 여론조사를 취합하는 중립적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1일 현재 전국 지지율은 오바마와 롬니가 47.4%로 같다.

두 후보의 전국 지지율 평균치가 동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9월6일(46.7%) 이후 처음으로 한달째 1%포인트 전후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우파 성향의 폭스뉴스 조사(10.28-30일)와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의 추적조사(10.27-30일)에서도 오바마와 롬니는 각각 46%와 49% 동률로 나왔다.

경합주(州) 지지율은 오바마가 오하이오, 뉴햄프셔,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아이오와, 콜로라도, 네바다 등 8개주에서, 롬니가 버지니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3개주에서 각각 0.5-5%포인트 차로 우세를 지키고 있다.

액설로드는 "그들(롬니 측)이 물 쓰듯 돈을 쓰도록 방치한 우리의 생각이 짧았다"면서 "다음주 화요일(6일)까지 그들이 가는 곳이면 우리도 갈 것"이라고 전의(戰意)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방송 후 기자들에게 "(롬니가 우세한) 버지니아에서도 우리가 결국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으나 앞에서처럼 콧수염 깎기 약속은 하지 않았다고 전국지 유에스에이(USA)투데이가 전했다.

액설로드는 "콧수염은 나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다. 그런 약속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지금은 0.5%포인트 차이지만 롬니가 강세를 보여온 버지니아에까지 콧수염을 걸기는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짐 메시나 오바마 캠프 책임자는 AP통신 인터뷰에서 "롬니 사람들은 오하이오에서 이길 수 없게 되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펜실베이니아와 같은) 다른 주들을 찔러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롬니 캠프의 정치 담당 국장인 리치 비슨 등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비슨은 기자들과 전화회견(컨퍼런스콜)에서 "오바마 팀이 말하는 방화벽(firewall)은 오하이오, 아이오와, 위스콘신이다. 그런데 지금 그 방화벽이 불타고(burning)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롬니의 침투가 매우 성공적임을 강하게 암시한 것이다.

중서부의 이들 3개주는 롬니가 절대 뚫을 수도, 롬니에게 절대 양보할 수도 없다는 의미에서 오바마가 구축한 `방화벽'이란 이름이 붙었다.

롬니 팀의 여론조사가 닐 뉴하우스는 뉴욕타임스(NYT)/CBS방송이 조사한 최근 오하이오 지지율에서 오바마가 롬니를 50% 대 45%로 앞선 것으로 나오자 조사대상자(표본)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구성됐다며 "헛소리(crap)"라고 일축했다.

뉴하우스는 "대선 레이스(결과)는 부동층에 달렸다"면서 "우리가 부동층에서 앞선다"고 주장했다.

롬니가 플로리다에선 두자릿수 차이로 오바마를 누를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RCP에 의하면 플로리다 지지율은 롬니 49.1%, 오바마 47.9%로 격차가 1.2%포인트에 불과하다.

롬니의 고문 러스 슈리퍼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과 같은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 승리 확률에 대해 "전부 다 이길 수는 없겠지만 일부는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오바마는 ▲오하이오에서 2.3%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 4.6%포인트 ▲미시간에서 3%포인트 ▲미네소타에서 5%포인트 ▲위스콘신에서 4%포인트 ▲아이오와에서 1.3%포인트 리드하고 있다.

선거분석가 네이트 콘은 정치 격주간지 뉴리퍼블릭 기고문에서 오바마의 오하이오 2-3%포인트 우세가 1주일 이상 계속되고 있다며 시간이 없는 롬니가 역전하려면 여론조사가 잘못됐다는 것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해 롬니의 오하이오 승리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했다.

한편 오바마가 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지면 콧수염을 깎겠다는 액설로드의 발언에 대한 가장 `비판적인' 반응은 미국콧수염협회(AMI) 회장한테서 나왔다.

아론 펄럿 AMI 회장은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인터뷰에서 "액설로드가 멋진 셰브론(갈매기 모양) 콧수염을 갖고 게임을 하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언행"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콧수염을 기른 미국인 중 높은 권력 자리에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런 그가 콧수염을 없애겠다고 농담하는 것은 콧수염을 기른 모든 미국인에 대한 일종의 모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