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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13 2000년 '악몽' 현실로 다가오나?

입력 : 2012.10.25 16:47


"어게인 2000년?"

전국적으로 더 많은 득표를 하고도 대의원 수 부족으로 낙선한 지난 2000년 미국 대선 사례가 이번에도 반복될 것인가?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는 것이다.

시사주간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U.S.News & World Report)와 ABC, CNN 방송 등 유력언론과 선거전문가들은 주(州)별로 직접투표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해당 주에 배분된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미국 특유의 '승자독식제'에 따른 모순이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며 연일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쿡 리포트' 발행인인 찰리 쿡은 24일(현지시간) "롬니가 오바마보다 득표를 더 많이 할 가능성이 있지만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대의원은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대선을 13일 앞둔 이날 현재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롬니 후보의 전국 지지도와 대의원 수 확보 예상치는 역방향으로 달린다.

두 후보간 3차 TV토론 하루 후인 23일 여론까지 반영된 5곳의 공식 여론조사 가운데 4곳이 롬니 우세를 예측했고, 한곳이 오바마 우세를 예견했다.

비교적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RCP는 47.8% 대 47.2%, 지지율 사흘치를 평균 내는 라스무센리포트는 50% 대 46%, ABC방송/워싱턴포스트 공동조사는 49% 대 48%, 갤럽 조사는 50% 대 47%로 롬니 우세를 예측했다.

반면 오바마는 IBD/TIPP 조사에서 47% 대 44%로 3%P의 우위를 보였다.

결국 전국 총득표수 면에선 롬니가 오바마를 제치고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 셈이다.

그러나 선거인단 예상 확보 수 면에서는 여전히 오바마가 롬니를 앞선다.

24일 현재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은 오바마가 237명, 롬니가 235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CNN은 오바마 237명 롬니 206명,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237명 롬니 206명,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255명 롬니 206명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견했다.

다만 RCP는 오바마 201명, 롬니 206명으로 여전히 롬니의 우세를 예측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문가들은 롬니가 총득표에선 이기고 선거인수에서 뒤지는 '2000년의 악몽'이 점점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여론추이를 감안하면 롬니가 인구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와 뉴욕주 등 오바마에 크게 밀리던 주들에서 선전하고, 텍사스, 조지아, 테네시, 애리조나 등 공화당 강세지역에서 오바마와의 격차를 더 벌릴 가능성이 있어 총득표수에서 앞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분석이다.

ABC 방송의 정치담당국장인 애이미 월터는 "롬니는 지난 2008년 오바마와 맞붙었던 공화당 매케인 후보가 전국에서 얻었던 득표수보다 훨씬 더 많은 표를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터는 나아가 "롬니는 막판 승부를 가를 10여개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들 중 여러 곳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선거인단 확보 예상치에서는 여전히 오바마에 밀리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그간 미 대선은 총 56차례의 선거에서 총득표 승자가 선거인수에서도 승리한 경우가 53차례로, 대체로 양자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지난 2000년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는 민주당 앨 고어 후보에게 총유효 득표에서 53만7천179표를 뒤졌지만 재검표와 연방 대법원 소송까지 간 끝에 선거인단을 고어보다 4명 많이 확보, 가까스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부시는 당시 30개 주에서 승리해 271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반면, 고어는 267명밖에 얻지 못했다.

특히 부시는 플로리다주에서 재개표 논란 끝에 연방대법원의 5대 4 판결로 538표 차이로 간신히 승리했지만 27명의 선거인단을 몽땅 가져갔다.

쿡 발행인은 이와 관련, "만약 이런 모순된 결과가 나오면 지난 2000년 선거인단을 조금 더 확보해 혜택을 봤던 공화당에서도 승자독식제를 재검토하자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반대의 경우 민주당에서도 마찬가지 의견이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쿡 발행인과 월터 국장은 "진짜 이런 결과가 나온다면 미국 사회가 다시 한번 분열돼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국민 절반은 속았다거나 참정권이 박탈당했다는 느낌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