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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남북 '삐라' 치킨게임…승자는 북?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입력 : 2012.10.22 16:06


탈북자 단체들이 오늘(22일) 오전 대북 전단을 살포하려던 계획을 놓고 남북이 치킨 게임을 벌였습니다. 탈북자 단체들이 전단을 날려보내면 북한 서부전선사령부는 '조준 타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우리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북 도발시 도발 원점 타격" 명령을 전군에 하달했습니다.

일단 핸들을 돌려 정면충돌을 피한 쪽은 우리입니다. 핸들을 끝까지 붙들고 달려온 북한은 이겼다며 우리를 겁쟁이라고 부르고 있겠지요. 우리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씁쓸한 상황입니다.

대북전단 살포 저지...핸들을 꺾다

군과 경찰은 오전부터 임진각 진입로를 전면 봉쇄했습니다. 탈북자 단체들이 임진각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대북 전단 살포가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정부가 "이러다가는 큰일 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겁니다.

그런 판단을 내릴만한 징후가 여럿 포착됐습니다. "빈말 하지 않는다"는 북한이 타격을 공언했고, 북한의 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북한군 최전방 사단급 포병 부대에 배치된 130㎜, 152㎜ 자주포와 122㎜, 152㎜ 곡사포 등이 발포 준비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차량에 설치된 발사관으로 발사하는 122㎜, 240㎜ 방사포도 사격 지점으로 이동했고, 포병 병력도 사격진지까지 이동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도 '즉각 응사'를 위해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한 것은 당연한 수순.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MLRS)을 즉각 발사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해서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했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20일 중부전선 최전방을 찾아가서 "적이 도발하면 몇발이란 개념 없이 충분히 대응사격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한발이라도 우리 영토에 떨어지면 수십 수백발로 응사하라는 지시입니다.

도발과 응수의 순간이 다가오자 정부는 임진각과 가까운 파주 주민들 대피계획까지 세웠습니다. 탈북자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만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북한의 움직임이 너무 공격적이고 구체적이었던지 우리가 한발 물러서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물리력으로 막아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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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붙어볼 걸"

군 내부에서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우리가 졌다. 심리전에서 우리가 백기를 든 것이다." 틀린 말 아닙니다. 이런 가정도 흘러나옵니다. "대북전단 살포했으면 북한이 공격했을까? 할 수 없었다. 이번엔 우리도 가만 있지 못한다는 것을 북한도 안다" 이 가정 역시 틀린 가정은 아닙니다. 이런 가정대로 우리가 핸들을 안꺾었다면 우리가 기선을 제압했을 수도..... 위험한 가정입니다.

아쉬워도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디든 한방만 맞으면 피해가 막대합니다만 북쪽은 우리와 사정이 다릅니다. 황량한 북한 땅에 티나게 공격하려면 거짓말 좀 보태서 전면전해야 할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수세이고 저들은 늘 공세입니다. 억울하지만 핸들 돌리는 것은 그래서 늘 우리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