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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데까지 간 플레이오프, 재미없어진 한국시리즈?

정진구

입력 : 2012.10.22 10:18|수정 : 2012.10.22 10:21


"한국시리즈가 재미 없어지겠구만."

SK와 롯데가 붙은 플레이오프가 최종 5차전까지 가자 한 원로 야구인은 이렇게 말했다. 두 팀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상처투성이가 됐고, 결국은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는 삼성의 독주가 예상된다는 의미였다.

이는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시작될 무렵,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와도 상관없지만 가능한 많은 경기를 치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대 팀의 체력 소모가 클수록 삼성에게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일정은 SK와 롯데 선수단에게 큰 부담이다. 20일 부산에서 경기를 치른 후 22일 열리는 5차전을 위해 다시 인천으로 올라왔다. 바로 다음 날에는 대구에서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린다. 플레이오프 승자는 다시 대구로 내려와 24일부터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갖는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데다, 자체 청백전 등을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해 온 삼성에 비해 체력적으로 크게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준플레이오프부터 9경기를 치르게 된 롯데는 현재 정상적인 전력도 아니다. 선발 한축인 사도스키는 오른쪽 팔꿈치와 손목 통증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등판이 어려운 상황이다. 페넌트레이스 당시 정규 선발로 뛰었던 투수는 유먼과 송승준밖에 없다. 고원준, 진명호, 이정민 등을 활용해야 하는데, 롯데로서는 어려운 과제다. 믿었던 불펜도 동시다발적으로 이상이 생겼다. 정대현이 무릎 근육통을 호소하고 있고, 최대성과 김사율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야수 중에는 조성환이 발목 이상 탓에 대타로 출전 중이다.

SK는 롯데보다 다소 사정이 낫지만 플레이오프가 예상 밖으로 5차전까지 가면서 선수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특히 불펜의 핵인 박희수와 정우람이 많이 던졌다.

최근 10년간 플레이오프에서 최종전까지 치른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한 경우는 2001년 두산밖에 없었다. 2002년 LG, 2009년 SK, 2010년 삼성, 2011년 SK는 플레이오프에서 혈전을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끝내 정상정복에는 실패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에게 유리한 여건이 조성된 것을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정규시즌 1위팀에게 당연히 주어져야 할 어드벤티지다. 그러나 가을의 명승부를 기대하는 많은 야구팬들에게는 일방적인 한국시리즈는 김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까지 SK와 롯데의 분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정진구 기자)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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