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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북·중밀착, 남북경협 복원 '산 넘어 산'

입력 : 2012.10.22 07:16|수정 : 2012.10.22 07:17

투자기반 붕괴·中과 경쟁 등 난관 산적


"한번 허물어진 남북사업을 다시 복구하는 것은 그전보다 두 배, 세 배 힘들지 않겠습니까."

북한과 5년 넘게 의류위탁가공업을 했던 A씨는 차기 정부에서도 대북투자를 낙관할 수 없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오는 12월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은 집권 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고 앞다퉈 외치고 있지만 남북 간 경제협력이 말처럼 쉽게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이명박 정부에서 천안함 사건과 이에 따른 `5·24 대북제재'로 20년 넘게 발전해온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이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거의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따라서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내년부터 남북 경협이 온전히 회복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고 대북 사업가들은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정부가 민간의 남북교류를 전면 허용하더라도 북한과 사업에 적극 나설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불투명하다.

최근 통일부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5·24 조치' 이후 2년간 폐업한 대북업체는 일반교역 160개, 위탁가공 43개 등 200개가 넘는다.

현재까지 근근이 버텨온 대북업체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5·24 조치' 이후 직원을 대폭 줄이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거래처를 다양화하는 등 자구책에 나섰지만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이명박 정부에서 남북 간 경제협력이 대북정책에 좌우되는 '학습효과'를 뼈저리게 경험한 만큼 대북 투자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

기업들이 어렵게 대북투자 재개를 결정하더라도 주변 여건이 녹록지 않다.

남북경협의 빈자리를 중국이 대부분 차지함에 따라 남한 기업들이 앞으로 대북 투자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남한과 중국을 놓고 저울질할 수 있게 됐고 일감을 안정적으로 대주는 중국 업체를 외면하고 갑자기 남한과 손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한 기업의 대북투자 비용이 과거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위탁가공 및 수산물 교역을 하며 과거 남한 업체보다 북한에 더 많은 돈을 주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업체 관계자는 "`5·24 조치' 이전에는 북한에 바지 한 벌의 임가공비로 2달러 정도를 주면 됐는데 최근 중국 기업들은 5∼6달러까지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은 남한의 대북투자에서 가장 매력적인 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북한 근로자의 인건비가 상승하는 속도를 감안할 때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얘기하는 대북업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남한 기업들이 북한 근로자를 교육하고 설비를 다시 점검하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한이 기술을 전수한 북한 근로자들 가운데 일부는 '5·24 조치' 이후 중국 단둥을 비롯한 외국에 나가는 등 남북 간 경제협력을 위한 인력 기반이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차기 정부가 남북 간 경협 재개를 적극 추진하더라도 더디게 진행되거나 과거보다 축소될 공산이 크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남북경협이 장기간 중단된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돼도 우리 기업이 인적·물적 시스템을 새로 갖추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북업체들은 북한과 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기간을 가지려면 이명박 정부가 `5·24 조치'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고 기업인들의 대북접촉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북업체들의 모임인 남북경협활성화 추진위원회의 정양근 회장은 "정부가 '5·24 조치'를 나중에 해제하더라도 남북 경협의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며 "우선 기업인들이 북한이나 제3국에서 북측과 접촉하는 것을 허용하고 '5·24 조치' 이전에 북한에 선수금을 준 교역 물품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