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간 후보단일화 문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짙은 안갯속에 갇힌 형국이다.
문 후보 측이 정치개혁 화두를 꺼내고 친노(親盧ㆍ친노무현) 참모 사퇴 등 단일화 논의의 운을 띄우기에 부심하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은 "국민 판단에 맡기겠다"는 태도를 유지하며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 측은 다음달 25일 대선 후보 등록이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무리 늦어도 11월20일 이전에 단일화 협상을 끝내야 여론조사든, 국민경선이든 단일화 실행을 위한 최소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애초 추석 기준으로 3주 후인 지난 20일께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기를 희망했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이달 내 논의 착수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지난 19일 "만약 국민이 원해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거기서도 이겨서 끝까지 갈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단일화에 응할 수 있다는 의중을 처음으로 내비친데 주목하고 있다.
안 후보 측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이 2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11월말 대선 후보 등록을 할 때까지 두 후보가 힘을 합치는 것이 과제"라고 단일화 시점을 언급한데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바뀐 것이 없다고 보는 기류가 강하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도 "단일화 과정은 국민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국민 판단에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에서는 안 후보 측의 이런 태도가 단일화 국면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판단의 결과라고 보는 해석도 나온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는 단일화 경선에서 이기려면 국민경선이 아닌 여론조사가 유리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를 위해 가급적 협상 시기를 늦추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 후보 측도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를 앞서고 있는데다 출마 선언 이후 정책공약 발표 등 국민을 향한 비전 제시가 우선인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가 화두로 등장하면 크게 이로울 것이 없다고 보는 기류가 읽힌다.
이런 가운데 범야권의 재야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가 지난 18일에 이어 주중 전체회의를 열어 후보단일화 방향과 방식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해 단일화 논의의 물꼬가 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소설가 이외수 황석영씨가 주도하는 문인들이 22일 단일화 논의 필요성을 거론하는 성명서를 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문인들이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일화 필요성은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