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패권을 놓고 다소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터키와 이집트가 최근 동맹관계를 추진하면서 서로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터키는 시리아와 군사 분쟁, 이집트는 정치와 경제적 불안정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다.
양국의 이런 움직임은 `아랍의 봄' 이후 새롭게 재편되는 미래 중동 질서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달 초 터키를 방문해 양국 외교 관계를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두 나라는 현재 상대국에 대한 비자 규제 완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주에는 지중해 동부 해상에서 일주일간 `우정의 바다'로 명명한 합동 군사훈련도 했다.
터키는 이와 별도로 20억 달러의 원조를 포함해 이집트 경제를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놨고 오스만 튀르크 시대에 빼앗은 유물을 반환하기 위한 협상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두 나라는 조만간 이뤄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의 이집트 방문 기간에 대대적인 협력 확대 방안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그동안 아랍권의 맹주 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주고받는 등 다소 불편한 관계였다.
이집트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시절 경제와 외교력의 한계에도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등과의 동맹을 기반으로 중동에서 주요국의 위상을 유지했다.
반면 터키는 수년 전부터 시리아와의 협력을 대폭 강화했고 이는 터키 외교정책의 우선순위가 유럽에서 중동으로 조정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터키는 '팔레스타인의 후견국'을 자처하면서 이집트를 수시로 자극했고 이집트는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무바라크 정권의 붕괴 이후 중동에서 이집트의 입지는 크게 훼손됐고 터키 역시 시리아와의 관계 악화로 아랍권과의 정치, 경제적 연결고리가 단절됐다.
이런 상황에다 양국 집권당이 같은 이슬람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두 나라의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 이를 계기로 구축될 양국 간의 동맹은 '아랍의 봄'을 계기로 형성되기 시작해 향후 수십년간 유지될 새로운 중동 질서를 대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대학의 가말 솔탄 정치학 교수는 "터키가 시리아라는 핵심 파트너를 잃은 것을 계기로 이집트가 터키와 가장 가까운 중동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