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과 관련, 구자원(77) 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40) LIG건설 부사장이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55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구본상 부회장은 CP 발행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묻자 "법정관리 이후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CP 발행은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실무자가 자체 판단한 것"이라며 자신은 결정권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분식회계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선 "들어본 적도 없고 할 수도 없다.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5분 먼저 나온 구본엽 부사장은 LIG건설의 현 상황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윤석열 부장검사)는 두 사람을 상대로 각각 조사를 벌여 LIG건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신청(법정관리) 계획을 알면서도 CP를 발행했는지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LIG그룹 오너 일가는 지난해 2월28일∼3월10일 LIG건설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알고도 LIG건설 명의로 242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혐의(특경가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 회장 일가가 2006년 LIG건설을 인수하면서 담보로 잡힌 주식을 법정관리 이전에 되찾을 목적으로 사기성 CP 발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기업특성상 최고 경영자 결정 없이는 대규모 CP 발행이 어려운 만큼 오너 일가가 제반 사정을 알고 CP 발행을 지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그룹 측이 LIG건설의 부실을 막으려고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부당 지원했는지, CP 발행에 계열사가 관여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등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LIG건설은 유동성 위기를 겪다 지난해 3월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해 그해 9월 회생인가 결정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