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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명민 '나는 과다 소비 되지 않았다'

김지혜 기자

입력 : 2012.10.17 10:37


김명민은 2012년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명이었다. 1월에는 '페이스 메이커', 7월에 '연가시' 그리고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9월 '간첩'을 내놓으며 1년에 무려 3편의 영화를 내놓았다.

본의 아니게 '다작 배우'가 된 그는 "개봉 시기가 꼬였을 뿐 다작을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촬영에만 1년 가까이 투자한 '페이스 메이커'가 지난해 추석 개봉에서 올 설 연휴로 개봉을 미루면서 연간 3편의 영화를 한 배우가 됐다는 것이다.

최근 평단과 여론에서 김명민의 오버 페이스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작을 하는데다 작품을 보는 안목의 편차가 심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김명민은 아직 보여줘야 할 아니 하고 싶은 연기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과다 소비를 우려하기에는 자신의 에너지는 차고 넘친다는 말이었다.

영화 '간첩' 역시 김명민이 발산하는 다양한 에너지 중 하나다. 이 영화에서 김명민은 생활형 간첩 '김과장'으로 분해 간첩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가진, 그러나 그 누구보다 평범한 아빠, 평범한 남편으로 분해 생활 연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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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쳐지는 고생과 실제 고생은 차이가 있어"

김명민은 한동안 충무로에서 '고생 전문 배우'로 통했다. '내 사랑 내 곁에', '페이스 메이커' 등 본의 아니게 몸을 혹사시키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온 탓이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비춰지는 고생과 실제로 느끼는 고생은 차이가 있다고.

"배우의 고생이라는 게 육체적인 어려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또 사람들은 캐릭터가 다소 우울하고 무거우면 '배우가 고생했겠구나'하지만 진짜 힘든 건 정신적으로 힘든 캐릭터를 만날 때다. '내 사랑 내 곁에'의 경우는 육체와 정신이 모든 힘들었던 경우였고, '파괴된 사나이'는 정신적인 피폐함을 줬다. 반면 '간첩'은 신나게 그리고 즐겁게 연기했던 것 같다"

그가 '간첩'이라는 영화를 하게 된 것은 참신한 소재와 독특한 컨셉 때문이었다. 그는 "분명히 간첩의 이야기인데, 간첩처럼 보이지 않은 캐릭터들이 흥미로웠다"며 "간첩이라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네 일상을 이야기하는 점이 좋았다. 한 마디로 '간첩'은 사회적이긴 이야기긴 하지만 무겁지 않은 일상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김명민이 작품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이야기다. 좋은 이야기에는 절대적인 캐릭터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캐릭터가 아무리 좋아도, 이야기가 없으면 캐릭터가 살지 않는다. 이야기가 좋으면 반드시 절대적인 캐릭터도 있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간첩'을 선택한 이유 역시 이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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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감독 놀음, 드라마는 작가 놀음"

김명민은 브라운관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충무로에도 비교적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굳이 성적으로 따지자면, 드라마는 '불패'에 가까운 신화를 쌓았고 영화는 다소 들쑥날쑥한 성적을 보였다. 올해 내놓은 세편의 영화 역시 희비가 엇갈렸다.

1월에 개봉한 '페이스 메이커'가 50만도 채 들지 않은 반면, 7월에 개봉한 '연가시'는 4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상반기 깜짝 흥행의 주인공이 됐다. 또 추석 연휴 개봉한 '간첩' 역시 105만까지 다소 버거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명민은 영화의 흥행에 대해서는 가급적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은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흥행은 하늘 만이 안다고 생각한다. 요즘 같아서는 한국 영화 흥행은 정말 모르겠다. 될 거라고 했는데 안 되기도 하고, 안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박이 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도 흥행에 목말라있진 않다. 연기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를 기다릴 뿐이다"

반면, 드라마의 시청률 성적은 다소 감이 잡히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가 다른 점은 영화는 촬영 현장과 완성본이 다른 경우가 많지만, 드라마는 보이는 게 다랄까. 촬영할 때 대본대로 거의 대부분 나온다. 그래서 영화는 감독 놀음,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고 하는 것 같다. 영화는 감독에 따라서 배우를 천재로 또 바보로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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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럼프 극복 방법? 연기로 쌓고 연기로 푼다"

그야말로 쉼 없이 달려왔다. 김명민은 최근 몇년간 매년 평균 2편에 가까운 작품을 하면서 연기 에너지를 다방면으로 분출해왔다. 쉼 없는 감정 노동으로 다소 지칠 법도 있을 법하다. 김명민은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할까.

"슬럼프라기보다는 연기가 막힐 때가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러나 그 조차도 길게 가지는 않는 편이다. 슬럼프라는 것도 어찌 보면 아주 기분 좋은 스트레스다. 연기로 인해서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또 연기로 풀리더라"

스트레스조차 연기로 푼다는 그는 천상 연기자다. 이러한 극복 방식에는 긍정적인 성적도 큰 몫을 차지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긍정적이고, 안 좋은 일은 빨리 잊는 편"이라고 말했다.

'간첩' 개봉 후 그는 차기작으로 SBS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무려 4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하게 됐다. 과연 이 드라마를 통해 그는 '드라마의 제왕'으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그 전에 먼저, '간첩'의 김 과장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 같다.

"남의 인생을 대변해서 사는 동안에는 김명민이라는 사람을 잊자는게 내 연기 철칙이다. 대신 작품이 끝난 후 에는 전작의 캐릭터를 빨리 털어내는 편이다. 캐릭터마다 빠져나오는 속도는 조금씩 다르다. '내 사랑 내 곁에'의 백종우는 어려웠다. 그러나 '간첩'의 김 과장은 쉽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질수록 캐릭터에 빠져나오기가 어렵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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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