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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 48만 영등포역 횡단보도 설치 논란

입력 : 2012.10.14 04:39|수정 : 2012.10.14 07:50

경찰 '사고빈발·불편' 이달 설치…지하상인 "망하란 말이냐"


경찰이 서울 영등포역 앞 도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하자 해당 지역 지하상가 상인들이 극렬히 반대하고 나섰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0여차례 주민간담회와 공청회를 거쳐 이번달 말 왕복 6차선 영중로에 신호등을 갖춘 횡단보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영등포역 주변에는 대형 백화점과 영화관이 여러개 있고 골목마다 큰 상권이 형성돼 있어 하루 유동인구가 48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영등포역 앞의 영중로에는 횡단보도가 없어 그간 크고 작은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노인과 장애인 단체들이 횡단보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민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결국 경찰은 공청회 등을 거쳐 횡단보도 설치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 지역 지하상가 상인들은 "횡단보도가 생기면 망한다"며 횡단보도 설치를 극구 반대하고 있다.

영등포역 지하상가회 최지윤(50) 대표는 "영등포역 지하상가는 서민들이 이용하는 곳이어서 불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안 그래도 힘든데 횡단보도가 생겨 시민이 아예 지하상가를 외면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보행자의 이동권이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시민 편의를 위해서라도 횡단보도 위치를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등포역 주변 지하상가인 영등포역 지하상가(80개 점포), 영등포시장 지하상가(70개 점포), 로터리 지하상가(116개), 뉴타운 지하상가(140개 점포) 등 가운데 영등포역 지하상가가 이번에 설치될 횡단보도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영등포역 지하상가 상인들은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민원을 제기하고 한달 넘게 역 앞에서 24시간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에 '횡단보도 설치 집행정지' 신청을 했지만 지난달 기각됐다.

상인들은 "설치를 강행하면 몸으로 막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민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인근 주민인 정 모(42·여)씨는 "상인들 사정은 딱하지만 수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는다는 점에서 경찰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성 모(78)씨는 "나도 무릎이 안 좋아 계단 오르내리기 힘들지만 운동하는 셈치고 지하를 이용하면서 필요한 물건도 구입하면 서로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