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에게 사진이 붙은 신분증을 요구하는 새 법안이 소수 인종에 대한 차별은 아니지만 내년 초까지 효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고 미국 연방법원이 10일(현지시간) 판결했다.
3명의 판사로 구성된 미국 연방지방법원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새 법에 대해 주정부 공무원들이 올해 이 법안의 이행 준비를 하려면 11월6일 대통령 선거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법원 판결은 만장일치로 내려졌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사진이 없는 투표자 등록 카드를 갖고 있더라도 사유를 제대로 설명하면 투표할 수 있게 하는 등 차별 논란을 막기 위한 보호 장치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또 입법화 과정에서 주 의회의 차별적 목적도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미국에서는 공화당 소속 주지사나 주 의원들이 지난 2년간 대통령 및 상·하의원 선거를 할 때 투표에서의 부정행위를 막으려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내보이도록 하는 내용으로 투표자 신분확인법(voter ID law)을 속속 마련해왔다.
반면 민주당과 법무부는 이들 법안이 주요 지지층인 유색 인종으로 하여금 투표소에 나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이고 1965년 투표권리법(Voting Rights Act)에 어긋난다며 반대해왔다.
이달 초 펜실베이니아주의 심슨 판사는 "주정부의 새 투표자 신분확인법은 이번 선거일까지 전면적으로 발효돼선 안 된다"고 명령했다.
그는 선거 당국이 투표소에서 유권자에게 사진이 붙은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제시하지 못한다고 해서 투표까지 못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지난 8월에는 연방항소법원이 텍사스주가 제도를 도입하면서 소수민의 투표권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수민 차별'이라고 판결했다.
반면 조지아주, 뉴햄프셔주는 찬성했고 플로리다주, 버지니아주, 오하이오주, 인디애나 등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 상당수가 경합주(스윙스테이트)인데다 박빙의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판세를 좌우할 수 있어 두 당이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