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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 사태 한 달, 日-경제·외교 타격·中-신뢰 상실

입력 : 2012.10.10 07:54

日 정치권 우경화 가속…中 센카쿠 분쟁지화 성공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놓고 벌이는 중국과 일본의 파워 게임에서 승자는 어느 쪽일까.

지난 9월 11일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이후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양국의 정치, 경제, 외교안보 측면에서 손익이 갈리고 있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의 암묵적 합의였던 센카쿠 '현상유지' 원칙을 깨면서 국유화를 강행한 것은 정치적 퍼포먼스 성격이 짙다.

겉으로는 우익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가 이끄는 도쿄도가 센카쿠를 매입할 경우 이 섬에 대한 '안정적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국유화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계산된 전략이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노다 총리는 소비세 인상 갈등으로 인한 민주당의 분열, 20% 안팎까지 추락한 내각 지지율, 야권의 조기 총선 공세,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으로 정권이 위기에 몰리자 센카쿠 국유화를 서둘렀다.

영토 문제 강공이 보수여론의 호응을 얻는 바람에 노다 총리는 지지율을 다소 회복하고, 지난달 26일 있었던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해 정권 연장에 성공했다.

일본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70% 안팎이 노다 총리의 센카쿠 국유화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정권의 영토문제 이슈화는 제1 야당인 자민당과의 우경화 경쟁을 촉발해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자민당 총재로 불러들였다.

정치권의 우경화는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를 악화시켜 일본의 고립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노다 정권의 센카쿠 국유화는 외교 면에서도 득보다 실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개인소유자로부터 정부가 센카쿠를 사들인 방식의 국유화는 국제사회에 "그렇다면 지금까지 센카쿠가 일본땅이 아니었느냐"는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

일본 내부에서도 전문가들 사이에 센카쿠를 개인 소유나 도쿄도 소유로 놔두는 것이 토지의 사유화라는 자유시장 경제를 부각시켜 일본의 영유권을 공고히 하는데 유리하다는 견해가 대두됐다.

국유화의 타이밍을 잘못 잡아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한 것도 실책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다 총리는 중국이 일본에 침범당한 '국치일'인 만주사변 기념일(9월 18일)과 정권 교체를 결정할 공산당대회(11월 8일)를 앞둔 상황에서 센카쿠를 국유화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지난 9월9일 블라디보스토크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노다 총리와 만나 센카쿠 국유화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 이를 정면으로 무시한 것도 중국 지도부를 격앙시켰다.

중국은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민간교류 등 전방위에 걸친 강력한 보복에 나섰다.

일본으로서는 무엇보다 경제 손실이 뼈아프다.

일본 정부가 센카쿠를 매입하기 위해 지출한 돈은 20억 5천만 엔(약 290억 원)이지만 중국의 반일 시위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 중국 정부의 일본 관광 통제 등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다이와(大和)종합연구소는 센카쿠 분쟁으로 일본의 중국에 대한 수출이 연간 1조엔(약 14조 4천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작년 일본의 대 중국 수출액 12조 4천800억 엔의 약 8%에 해당한다.

또 수출 감소에 따른 생산 타격으로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약 8천200억 엔(약 11조 8천억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GDP의 0.2% 수준이다.

중국도 센카쿠 갈등으로 내상을 입고 있다.

반일 시위의 폭도화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일본 기업이 습격을 받아 부서지거나 약탈당했다.

이는 중국의 대외 신뢰성을 흔들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의 불안을 키웠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일본기업은 약 1만 4천500개사에 달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중국 내 공장의 생산과 판매, 투자가 줄면 그만큼 고용과 소비가 위축된다.

도요타 등 중국에 진출한 일본 업체들은 판매 부진으로 생산을 줄이고 있으며, 영토분쟁의 장기화를 우려해 탈(脫) 중국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결국 센카쿠 분쟁의 장기화는 경제나 외교 면에서 중국과 일본 모두에 득(得)은 없고 실(失)만 커지는 '치킨게임'인 셈이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