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한국군의 탄도 미사일 사거리를 연장하기로 한 데 대해 북한이 "조선군대는 미국 본토까지 명중 타격권에 넣고 있다"고 하자 미국 언론은 대체로 아직 불가능한 일이라는 반응이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은 북한 공격에 대비해 미국 동부 해안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 국방부 등은 현실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 장거리 로켓은 6천700㎞(4천140마일)의 사거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알래스카 일부가 포함된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이를 전하면서 일부 분석가가 이런 주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ㆍ외교 전문 국제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대니얼 핑크스톤 동북아시아 담당은 CNN 인터뷰에서 "그건 정치적으로 북한 지도부의 희망이자 목표였지만 그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능력을 얻으려면 많은 개발과 시험이 필요하다. 북한이 지금까지 해온 것을 고려할 때 신뢰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이 그런 능력을 확보하려 노력하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4월 장거리 로켓을 시험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폭발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도 있다.
북한 전문가인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북한이 달리 뭘 더 말할 수 있겠느냐. 그들이 반응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종종 미국의 '심장(heart)'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북한 미사일이 미국 의사당으로 보이는 곳을 타격하는 선전 포스터를 선보인다는 점을 소개했다.
북한은 1998년과 2009년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 보내는 데 성공했으며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작게 만들 수 있을지 불명확하지만 2006년과 2009년 1차 및 2차 핵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NYT는 전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북한이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더라도 이런 로켓 실험은 북한이 이미 미사일 사거리를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단호한 성명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의도된 위협'을 부각하려는 북한 내부의 정치적 필요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P통신도 북한의 초라한 시험 발사 성적표가 실제 공격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을 일으킨다고 전했다.
북한이 1998년 로켓을 일본 본토를 넘겨 태평양에 보냄으로써 일본을 충격에 빠뜨리고 일본에 5만명의 미군을 주둔시킨 미국에 경종을 울린 것은 사실이다.
일본과 미국은 그 이후로 탄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해왔다.
AP는 그러면서도 지난 4월의 시험 발사 실패를 들어 다단계 로켓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지 못했음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 사거리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심 능력이다.
아울러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갖고 있을지라도 이를 장거리 로켓에 탑재할 소형화 기술까지 갖추지는 못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여긴다는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ㆍ미 양국의 발표에 대해 북한이 반응할 수밖에 없지만 도발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으며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 의회는 북한 이동식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의 본토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동부 해안에 미사일 방어(MD)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반대하는 상황이다.
미국 하원 군사위는 지난 5월 '2013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가결 처리하면서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과 함께 북한과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MD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북한이나 이란이 미국 동부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할 능력을 갖출 때를 대비해 기지 건설이 필요하다는 게 하원 군사위 산하 전략군 소위원회 마이클 터너(공화ㆍ오하이오) 위원장 등 공화당 측의 주장이다.
존 게러멘디(민주ㆍ캘리포니아) 의원 등 민주당과 국방부, 백악관은 북한 등으로부터의 위협이 매우 불확실하고 국방 예산도 삭감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군 북부사령부(USNC) 및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AADC) 사령관인 찰스 자코비 장군은 올해 초 의회에서 "(북한과 이란 등의) 현재 위협 수준은 동부 해안 미사일 기지를 요구할 정도는 아니며 그럴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미국 하원 하워드 벅 매키언(공화·캘리포니아) 군사위원장과 터너 위원장은 리언 패네타 국방부 장관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후속 조치를 따졌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