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에 관한 검찰의 수사를 지휘했던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대통령 일가에 대한 부담'을 언급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16일 국회 법사위의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 등에서 검찰의 '봐주기 수사'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공방이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최 지검장은 8일 출입기자단과 오찬에서 "형식적으로 보면 배임으로 볼 수도 있다.
(부지를 매입한 실무자인) 김태환씨를 기소하면 배임에 따른 이익 귀속자가 누구냐면 대통령 일가가 되거든, 이걸 그렇게 하기가…(법리상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일가를 배임의 귀속자로 규정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기소를 안 한 걸로 보면 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최 지검장의 발언은 지난 6월 검찰이 경호처 관계자를 포함해 관련자를 전원 무혐의 처분한 것이 결과적으로 대통령 일가에 대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식으로 읽힐 소지가 다분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발언 경위를 놓고도 말실수로 인한 해프닝인지, 다른 의미가 있는지 판단이 엇갈렸다.
파문이 일자 최 지검장은 "여러 상황을 봐서 배임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전제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곧바로 사태 진화에 나섰다.
이익의 귀속 주체를 생각했기에 김태환씨를 기소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볼 때 배임죄가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형법 355조 2항에 따르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 배임죄가 성립한다.
결국 김씨의 부지 매입으로 이 대통령 일가가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이냐를 따져봤을 때 법리상 그렇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최 지검장의 설명이다.
배임죄가 되려면 사저 부지와 경호동 부지의 가격 산정 기준이 명확해야 하지만 경호처와 김씨가 `나름의 기준'으로 땅값을 매겼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이 없고, 그런 가격 산정이 적정한지도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태환씨는 과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청와대의 경호부지 매입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따라서 김씨가 매입 전문가인 만큼 그의 기준에 따른 가격이 마냥 `주먹구구'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검찰은 "김씨가 퇴직을 했는데 대통령실 측이 다시 특채해 부지 매입 업무를 시켰다"고 부연했다.
최 지검장은 "여론의 압력이 있다고 해서 김씨를 억지로 기소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
검찰의 발빠른 해명에도 최 지검장의 발언에 따른 파문이 쉽사리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찌 됐건 기소 재량권을 가진 검찰이 관련자 7명 전원을 불기소한 것이 `정치적 고려'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여전히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이 대통령 일가를 봐 주려고 사건을 축소했다'는 주장을 펴는 야권의 공세가 거세질 공산도 크다.
곧 수사에 착수할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 특검팀으로서도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
수사의 핵심이 부지 매입과 관련된 배임 의혹인 만큼 향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 검찰과 달리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