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지원금을 드리면 바닥에 휙 던지고 가시는 분들도 계세요"
지방자치단체가 재해를 본 주민들에게 '위로금' 성격의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액수가 지나치게 적은 탓에 되레 주민들의 원성만 사고 있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2개 시·군은 올해 7천717명에게 총 41억원의 재난 지원금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53만원 수준이다.
이 돈은 지난 8월 이후 발생한 집중호우와 3차례의 태풍으로 큰 피해를 봤지만 풍수해 보험이나 농업재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복구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위로' 차원에서 지급됐다.
소방방재청이 정한 `재난지수 300' 미만의 소규모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도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지만 그 금액은 아예 집계조차 안 됐다.
액수가 몇천원에서 몇만원 수준으로 워낙 적기 때문이다.
청원군 오송읍에서 2천㎡의 논농사를 하는 강모(75)씨는 태풍 `볼라벤'으로 벼가 일부 쓰러지는 피해를 봤지만 청원군이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7천원이 전부였다.
1년간 애써 지은 농사를 망친 강씨 같은 농민들에게 `쥐꼬리' 수준의 재난 지원금은 열불만 나게 했다.
지자체를 찾아가 "피해를 본 농민들을 위로하지 못할망정 장난하는 거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난 지원금 담당 공무원들도 `죽을 맛'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도 "소액의 재난지원금을 받은 주민들의 불만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까짓 푼돈을 왜 주느냐'며 수령한 돈을 바닥에 내던지고 돌아서기도 한다"고 전했다.
청원군의 한 관계자는 "재난지수 `1'당 1천원 꼴로 지원된다"며 "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 입장에서는 자치단체가 `약을 올리는 것'으로 여길 수 있지만 관련 규정상 어쩔 수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공무원들의 이런 어려움은 재난지원금 지급 규정이 올해부터 바뀌면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는 `재난지수 300' 이상의 피해 주민들에게만 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올해부터는 지수가 `1'인 피해 주민에게도 1천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도 관계자는 "지급금이 워낙 적어 피해 주민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난 지원금은 `위로금' 성격인데 주민들이 `실손 보상'으로 오해한다"며 "풍수해보험이나 농업재해보험 등에 가입, 재해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