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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년 전에 아내를 살인 교사한 혐의로 기소된 한 승려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승려가 숨진 아내 명의로 몰래 생명보험에 가입해 8억 원을 타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과연 살해 교사 혐의는 어떻게 될까요? 권지윤 기자가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기자>
2003년 10월.
한 행자승이 사찰에서 주지승의 부인을 살해했습니다.
인근 도로에 시신을 유기했던 행자승은 검거됐고, 경찰은 또 다른 관련자를 찾아냈습니다.
남편인 주지승 박 모 씨로, 부부관계가 좋지 않던 박 씨가 제자인 행자승을 시켜 부인을 살해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1심은 주지승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은 주지승이 시켰다는 행자승의 진술을 토대로 징역15년을 선고했습니다.
1,2심 판결이 엇갈린 가운데 대법원은 주지승에겐 살해 동기가 없다며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동생 : (형부가) 바람을 많이 피워서 계속 안 좋았어요. 무죄라는 게 말이 안 되죠.]
대법원은 7년 전 행자승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렸지만, 경찰은 최근 주지승이 내연녀를 시켜 부인 명의로 8억 원대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주지승은 8억 원의 보험금을 타내 해외로 출국했습니다.
이후 보험사기 행각을 포착한 경찰이 최근 국내에 들어 온 주지승 박 씨를 체포했습니다.
[민병희/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강력실장 : 살인 부분이 묻혀 갈 수 있던 부분을 보험사기 사건을 해서 다시 살인교사 부분이 드러난 사건입니다.]
살인교사 혐의를 다시 판단해 볼 수 있는 유력한 증거가 새로 드러났지만 박 씨를 다시 재판에 세우는 건 불가능합니다.
무죄 확정 판결에 대해선 다시 재판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은 보험사기 혐의만 적용해 박 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